"물류 부담 덜고 저탄소 정책에 들어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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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울산항에 컨테이너 항로를 개설했다.

    액체화물 중심항만인 울산항에도 컨테이너 화물을 미주나 유럽까지 수출할 수 있는 원양항로가 개설로 물동량 증가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일 업계에따르면 한진해운은 지난달 27일 27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을 울산신항 컨테이너터미널에 입항했다. 29일에는 현대상선의 4천TEU급 선박이 울산항 입항해 화물을 선적했다.

    이들 선박은 평균 주 1회씩 울산항에 들어와 화물을 싣고 있다. 물론 이 화물들은 곧장 수출길에 오르는 것이 아니다. 부산에 있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자가 컨테이너부두로 옮겨져 1만TEU급 이상의 대형 컨테이너 선박으로 환적되며 이 과정에서 환적 비용도 일부 발생한다.

    그동안 울산의 화주들이 트럭을 이용해 부산항까지 컨테이너 화물을 옮겼던 것과 비교하면 훨씬 경제적이고 안전한 편이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자가 부두를 활용하기 때문에 환적 비용을 상당 부분 할인해주는 장점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울산에서는 연간 120만TEU가량의 컨테이너 화물이 발생하지만 실제로 울산항에서 처리되는 화물은 2014년 기준 39만2천TEU로 전체 32% 수준이다. 상당수는 부산항으로 화물이 이탈될 뿐 아니라 대부분 트럭으로 옮겨지기 때문에 물류비용은 고스란히 화주의 부담이 된다.

    이런 부작용에도 컨테이너선을 활용한 해상운송이 부진했던 것은 화주와 선사의 상반된 입장 차이 때문이다. 화주들은 울산항에서 미주나 유럽을 향하는 원양항로가 없고 컨테이너 선박의 항차도 빈번하지 않다는 이유로 급한 화물을 부산항을 통해 처리해 왔다.

    선사 측은 일정한 수준의 화물 수요가 보장되지 않는 한 선박부터 투입할 수는 없다는 태도를 고수해 왔으나 울산항만공사가 중개인 역할을 맡으면서 꼬였던 실마리가 풀렸다.

    항만공사는 화주를 대상으로 선적지와 하역지를 일일이 파악하는 물동량 조사를 시행했으며 선사와 협의해 항로를 개설하고 대형 선박을 유치했다.

    울산신항 컨테이너터미널 분석 자료에 따르면 육로로 화물을 부산북항이나 신항으로 옮기는 것보다 울산항에서 선박으로 옮기면 TEU당 8만∼14만원이 절감된다. 한해 평균 부산항으로 이탈되는 약 60만TEU 가운데 10%인 6만TEU만 울산항에서 처리해도 최고 84억원의 물류비 절감 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다.

    올해 울산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지난해보다 1~2% 감소한 38만TEU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형락 울산항만공사 물류기획팀장은 "물동량은 경기 영향에 민감한데 최근 경기를 볼 때 신규 물동량 창출은 불가능에 가깝다. 원양항로 개설은 부산항 이탈 화물을 재유치해 울산항 물동량을 늘릴 뿐 아니라, 물류 부담을 덜고 저탄소 정책에 들어맞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