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SK證 연간실적 뛰어났지만 4분기는 나란히 적자전환거래대금 감소·ELS 손실 악재…작년 이어 올해 실적도 경고등
  • 지난해 실적발표시즌을 맞고 있는 가운데 지난 4분기 주요 증권사들의 '적자전환'발표가 현실화되고 있다. 거래대금 감소화 파생상품 손실이 4분기 실적에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대형사들의 실적발표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2014년)대비 165.2% 늘어난 2151억원을 기록했다.


    합병 첫 해를 맞아 2000억원 이상의 순익을 낸 것으로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시장거래대금 증가 등으로 위탁수익이 개선됐고, 금융상품 판매수익 확대로 실적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반면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본다면 113억원의 적자를 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순이익 2264억원을 기록하고 있었다. 다만 1분기 884억원의 순익으로 출발이 좋았던 것에 비해 2분기 773억원, 3분기 645억원으로 순이익 규모를 줄여오다 4분기 적자전환했다.


    중소형사 중 실적발표를 마친 SK증권 역시 4분기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SK증권은 지난해 총 당기순이익 240억5000만원을 기록, 지난 2014년 34억3000만원 대비 601.1% 급증했다. 상품운용손익 증가 및 리테일 부문 실적 개선에 따라 이익이 개선됐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반면 4분기만으로는 52억원 적자를 냈다. 연간 당기순이익 240.5억원 역시 2분기(162억원)와 3분기(93억원)에 쌓아놓았던 것으로 4분기는 NH투자증권과 마찬가지로 거래대금부진과 대외 악재 지속으로 마이너스를 면치 못했다.


    SK증권은 지난 2013년 회계년도(2013년 4월~2013년 12월) 46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이후 2014년과 지난해 2년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가게 됐지만 NH투자증권과 마찬가지로 4분기 적자를 내면서 올해 전망 역시 불투명한 상황을 맞게 됐다.


    지난 2015년 274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던 삼성증권은 4분기에도 흑자기조를 이어가며 선방했다.


    반면 4분기 성적만으로는 218억원의 당기순익을 내는데 그치며 뒷심부족을 체감했다. 상반기에만 2078억원의 순익을 냈던 삼성증권은 3분기 들어 451억원으로 규모가 눈에 띄게 줄기 시작했다.


    타 증권사들 역시 분위기는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5년 전체적으로는 전년대비 개선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보이지만 4분기 실적만으로는 실망스러운 발표가 잇따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순이익 2848억원으로 업계 1위를 달렸던 대우증권의 경우 리테일 기반인 회사라는 점에서 4분기 실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미 3분기 기록했던 554억원의 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반토막난 수준이었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증권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외 여건이 좋지 않았다.


    차이나 쇼크가 발생했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 악재들이 잇따랐다. 이에 따라 2분기 10조원을 넘겼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4분기 8조원대로 급감해 수익성이 악화됐다. 여기에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홍콩H지수)가 급락하면서 주가연계증권(ELS)관련 운용손실이 발생했고, 현재는 시장전체가 냉각되고 있다.


    이처럼 4분기 적자가 현실화 됨에 따라 당장 올해 부터 시작되는 2016년 회계년도 실적에 비상이 걸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연초이부 폭발적으로 늘어난 거래대금 덕분에 상반기 중에 일년치 장사를 다 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지만 올해는 1분기 실적부터 고민"이라며 "시장 분위기를 한번에 바꿀 수 있을 만한 이슈가 나오지 않는 이상 당분간 어려운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메리츠종금증권은 4분기에도 흑자기조를 지속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 2015년 287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2일 공시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2293억원을 기록했던 회사는 4분기 580억원의 순이익을 더해 업계 최고수준의 성과를 냈다.

    특히 대우증권의 3분기 누적순이익이 2848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대우증권의 4분기 성적에 따라 메리츠종금증권이 2015년 증권업계 최고 순이익을 기록한 회사로 올라설 가능성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