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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모바일 뱅킹과 생체인증을 활용한 금융거래를 적극적으로 선보이는 가운데 국민은행은 반대로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조용한 핀테크' 전략을 펼친다는 입장이다.
현재 비대면 채널에서 강점을 나타내는 곳은 우리은행이다. 지난해 은행권 최초로 모바일 전문은행인 '위비뱅크'를 출범해 비대면 상품을 출시하고, 게임이나 메신저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접목시켜 통합 플랫폼으로 운영 중이다. 모바일 전문은행을 통해 중금리 상품을 가장 먼저 취급해, 고객을 가장 먼저 선점하고 중금리 시장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우리은행은 생체 인증 부문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일반 고객을 상대로 홍채인식만으로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자동화기기 서비스를 선보였고, 창구 방문없이 입출금계좌 신규개설 및 체크카드를 발급할 수 있는 무인점포 '디지털 키오스크' 도입을 준비 중이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비대면 채널 확장에 속도를 내며 우리은행을 바짝 뒤쫒고 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말 모바일 전문은행인 '써니뱅크'와 정맥 인증방식을 활용한 디지털 키오스크를 출범하고 하나은행은 최근 스마트폰뱅킹에서 공인인증서없이 지문인증만으로 로그인·계좌이체·대출신청이 가능한 서비스를 시작했다.
특히 하나은행은 지문인증 서비스를 스마트폰뱅킹뿐 아니라 인터넷뱅킹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만약 이 방식이 정착되면 현재 공인인증서 중심인 온라인뱅킹 거래 방식이 앞으로 크게 바뀔 전망이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은 앞다퉈 혁신적인 기술을 도입해 비대면 채널 선점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난해 말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기 위해 지주사와 국민은행에 각각 미래금융부, 미래채널그룹을 신설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달 안으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인 KB스타뱅킹에 비대면 실명인증 방식을 도입하고, 상반기 내 태블릿을 기반으로 업무상담과 은행 상품 거래를 할 수 있는 '태블릿 브랜치'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위비뱅크나 써니뱅크 같은 모바일전문은행 출범 여부도 현재 검토 중이지만 이미 KB스타뱅킹, 인터넷뱅킹 등 최초 1000만, 2000만 돌파 등 비대면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국민은행이 은행권 중 지점 수가 가장 많고, 리테일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어 비대면 채널에서는 서두르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복수의 은행 관계자들은 "아무래도 국민은행은 오프라인 강자다보니 굳이 핀테크나 비대면 채널 분야에서는 서두를 것이 없다고 판단하고, 타행들의 움직임을 먼저 살펴본뒤 그 성패에 따라 움직이는 것 같다"며 "실제로 국민은행이 내놓겠다고 알려진 서비스들은 이미 다른 은행이 지난해부터 시행 중이라서 새로울 것이 없는만큼, 비대면 채널 분야에서 우위를 갖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국민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금융권 최초' 타이틀을 달고 비대면 채널을 확장해나가고 있지만, 국민은행은 내실있게 준비하고 있다"며 "국민은행이 내세운 조용한 핀테크 전략에 따라 신중하게 내부 기반을 마련해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