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자율협약 개시하는 방향으로 의견 조율 중
  • ▲ ⓒ한진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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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경기 장기침체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한진해운의 운명이 오늘 결정된다. 채권단 자율협약 성사여부에 따라 한진해운의 운명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한진해운 채권단은 4일 오후 3시 회의를 열고,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개시 여부를 논의, 결정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해 국민 농협 우리 하나은행 등으로 구성됐다. 한진해운 채권단은 현대상선과 마찬가지로 3개월 안에 용선료 인하 협상을 마무리하는 것을 조건으로 자율협약을 개시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채권단은 한진해운이 더 이상 내놓을 자구계획이 없는 만큼 용선료와 채무조정 협상을 신속하게 진행하는게 낫다고 판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최근 구조조정협의체에서 "한진해운이 이달 중순까지 용선료 인하 협상을 매듭짓지 못하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고 밝힌 바 있다. 

만약 자율협약이 개시되면 채권단은 3개월 동안 한진해운 채권의 원리금 상환을 유예한 상태에서 실사작업을 벌이게 된다. 또 출자전환, 이자감면, 채권상환 연기 등을 통해 회생계획안을 만들어 회생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7조7355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용선료 납부로만 약 1조원을 사용했다. 현재 한진해운은 컨테이너 59척, 벌크선 32척 등 총 91척의 선박을 해외 선주로부터 빌려 사용하고 있다. 

한진해운 측은 자율협약 개시가 결정되면 오는 19일 사채권자 집회에 참석할 채권자를 상대로 사전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채권단 자율협약 결정 하루를 앞두고 지난 3일 돌연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에서 전격 사퇴했다. 대외적인 명분보다는 그룹을 살리고자 실리를 선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조 위원장이 한진해운의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 신청 등 그룹 내의 긴급한 현안을 수습하기 위해 경영에 복귀하고자 조직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조양호 회장의 사퇴가 이번 채권단 자율협약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