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소문 빌딩 매각 이어 유동성 확보 행보HIC·왕산레저개발·제주칼도 매각 대상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대비 시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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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칼이 미국 하와이에 위치한 와이키키리조트호텔을 매각한다. 앞서 산업은행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으면서 약속한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는 차원에서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칼은 와이키키리조트호텔 지분 100%를 1400억6680만원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한진칼은 지난해 9월에도 미국 부동산 투자회사에 와이키키 리조트를 매각을 추진했다. 당시 매각 가액은 1466억원이었지만 추진 과정에서 거래 조건 등 양측의 뜻이 맞지 않아 11월 매각 결정을 철회한 바 있다.

    이번 매각은 한진칼의 재무구조를 향상하는 것 외에 산업은행과 약정한 사항을 이행하는 차원에서다. 2020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1조2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을 받은 대가로 자구책 마련을 요구받았기 때문.

    앞서 한진칼은 지난해 8월 회사가 보유한 서울 서소문동 토지와 건물 일부를 대한항공에 2600억원에 매각했다. 이외에도 제주칼(KAl) 호텔 매각과 왕산레저개발, 미국 LA 소재 호텔(HIC) 등을 시장에 내놓았다.

    업계는 한진칼의 유동성 확보 행보에 다른 의도가 있을 것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전 선제적으로 자금을 조달해둠으로써 재무구조가 취약한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에 대비하기 위함이라는 추측이다. 

    시장에서는 부채비율은 200% 이상, 차입금의존도는 30% 이상이면 재무구조가 부실하다고 본다. 지난해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1506%, 차입금의존도는 51%다. 기업결합이 임박한 시점에서 아시아나항공의 부채가 상당한 만큼 한진그룹 입장에서는 추가 자금 투입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합병으로 인해 재무구조가 악화될 경우를 막기 위해서다.

    다만 한진칼 측은 유동성 확보가 아시아나항공 합병과는 무관하며 경영 전반의 체질 개선을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와이키키 리조트는 2020년 초부터 추진해온 거래였다”라며 “아시아나항공 합병과는 무관하며 HIC, 왕산레저개발도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매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