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증권사 헤지펀드 가이드라인 발표 임박본격 추진 이후 전문인력 대규모 이동 가능성 높아"자산운용사 이미 시장안착 계열 증권사 무덤덤"분석도
  •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가 증권가의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활성화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트랙 레코드(Track Record, 실적)가 가장 중요한 요소인 만큼 전문인력 스카우트 전쟁에 돌입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한편, 그룹(지주) 계열 자산운용사들이 이미 안정적으로 헤지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당 대형 증권사들이 굳이 헤지펀드에 일찌감치 발을 들일 필요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헤지펀드 가이드라인이 금융위원회를 통해 나오면 증권사의 헤지펀드 진출이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일찌감치 헤지펀드 출범을 알리며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NH투자증권은 물론 대형사 위주로 헤지펀드 진출 붐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헤지펀드 운용인력 수급이 자연스럽게 부족해지면서 몸값 상승과 함께 대규모 자리이동도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지난해 10월 부터 사모펀드에 대한 진입 장벽과 규제가 대폭 낮아지면서 헤지펀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이미 기존 87개 자산운용사를 비롯해 자문사 등의 신규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문제는 증권사, 자산운용사, 자문사 등이 모두 헤지펀드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지만 이를 운용할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에 퀸트, 채권, 롱숏 펀드 등을 운용하던 인력들이 헤지펀드를 맡아도 상관은 없지만 시장에서는 트랙 레코드가 중요하다"며 "헤지펀드에 대한 트랙 레코드가 없는 운용인력에 대해서 투자자들이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운용 경험이 있는 인력들의 몸값 상승은 물론 스카우트 전쟁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기존 헤지펀드에서 이름값을 해왔던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에서 전문 운용인력 이탈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투자자들 입장에서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 운용을 맡기는 것을 주저할 수 있기 때문에 검증된 인력들의 몸값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헤지펀드본부는 이동훈 헤지펀드추진본부장 외 20여명의 운용 인력과 자체 준법감시 조직을 포함한 10여명의 지원 인력을 지난 4월 구성했다.


    정보교류차단(차이니즈월)을 위해 농협재단빌딩에 이미 자리도 마련해둔 상태다.


    반면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에도 NH투자증권을 제외한 증권사들은 본격적인 헤지펀드 출범에 신중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증권이나 미래에셋증권 등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이미 시장에서 활약 중이다.


    계열 자산운용사가 헤지펀드를 판매하고 있는 상황에서 증권사가 굳이 자체 헤지펀드를 운용해 투자나 인력 부분에서 중복우려를 낳을 필요가 없다는 것으로 NH투자증권이 헤지펀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유 역시 계열사인 NH-Amundi자산운용이 헤지펀드를 운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증권사는 계열 운용사의 헤지펀드를 잘 팔기만 해도 성공적이라는 인식도 간과할 수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형 헤지펀드 출범 초기에 진출했다가 지금은 접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이나 지난해부터 한국형 헤지펀드의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신한금융투자 정도가 헤지펀드 진출 가능성이 가장 높은 증권사로 꼽힌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이후 본격적으로 진출을 준비하겠다고 밝힌 증권사들도 있기 때문에 아직 상황을 속단하기는 이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