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협회, 16일 25개운용사와 디딤펀드 출범식 개최낮은 퇴직연금 수익률…BF펀드로 장기 복리효과 극대화 기대서유석 회장 "디폴트옵션 편입되도록 제도 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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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협회와 자산운용사들이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을 위해 퇴직연금 전용 상품 '디딤펀드'를 출시했다.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함으로써 낮은 퇴직연금 수익률을 제고하고, 단기에 치우친 퇴직연금 시장에 장기 투자 문화를 정착한다는 취지다.16일 금투협은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협회 건물에서 운용사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출범식을 개최했다.
디딤펀드는 주식과 채권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해 예 적금보다 높은 수익을 내면서도 안정성을 확보한 상품이다. 운용사별로 공동 브랜드 펀드만 출시해 운용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금융투자협회가 현 시점에서 디딤펀드를 선보인 건 낮은 퇴직연금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는 좋은 선택지를 투자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다.
퇴직연금 시행이 20주년 된 올해, 시장이 400조원 규모로 성장했지만 적립금의 87%가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몰려 있다. 이로 인해 퇴직연금의 최근 5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2.35%로, 같은 기간 국민연금(연 6.86%)뿐 아니라 국채(연 2.51%) 수익률보다도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서유석 금투협 회장은 인사말에서 "퇴직연금의 스테디셀러인 자산배분형 밸런스드펀드(BF)는 연금 투자의 근간이지만 과거 우리나라에서 소외됐었다. 디딤펀드 출시는 이 BF를 중심으로 가져오고자 하는 우리 모두 노력의 결과이며, 펀드 시장 안착을 위해 끊임없는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디딤펀드는 장기적으로 복리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연기금의 투자방식인 자산배분과 지속적인 리밸런싱을 통해 자금을 장기적으로 관리하고 물가 상승률을 상회하는 평균수익률을 추구한다.
서 회장은 디딤펀드를 통해 당장의 성과를 기대하기보다 미국처럼 연금부자가 가능하도록 퇴직연금 시장의 장기투자 문화를 구축함으로써 초장기적인 성과를 기대한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서 회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평균수익률을 6% 정도로 기대하는데, 복리로 계산하면 엄청난 수익률"이라면서 "변동성이 낮은 자산배분상품들은 꾸준히 장기간 투자하면 충분히 수익률이 날 수 있다. 젊은 사람들이 30년을 계속 적립하면 10억원이상의 자금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구조"라고 밝혔다.
장기적인 호흡의 접근이지만 최근 변동성 장세 국면에서 순조로운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서 회장은 디딤펀드의 활성화를 응원하는 차원에서 모든 디딤펀드를 동일한 금액으로 일괄 가입한 바 있다. 그가 가입한 디딤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인 것은 신한자산운용의 '신한디딤글로벌EMP펀드'다.
서 회장은 "전체 디딤펀드를 가입했는데, 최근 장이 변동성이 심했는데도 벌써 다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운용사에서 진심을 담아 대표펀드를 육성하는구나 싶다"고 전했다.
협회는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판로를 현재 증권사에서 나아가 은행과 보험권으로 적극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증권사별로 라인업된 디딤펀드의 갯수 편차가 큰데, 각사별로 상품을 확대해 투자자가 충분히 비교 선택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나아가 디딤펀드 내에서 견조한 운용 성과를 축적하면서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에 우수한 BF형이 편입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건의도 병행할 예정이다.
서 회장은 "은행은 수익률 차원에서 퇴직연금 시장을 계속 뺏길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디폴트옵션에 BF펀드 유형이 편입되면 은행들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은행 채널 손님 고객의 특성상 앞으로 은행 창구 쪽 사이즈는 더 커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디딤펀드도 운용사별 공모펀드 직상장을 통해 투자자 접근성이 확대될 것을 기대했다. 정부는 올해 초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 방안을 통해 거래소 직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공모펀드가 12월이면 상장지수펀드(ETF)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될 수 있다"면서 "고객들 입장에선 펀드별로 안정적으로 수익이 나는지를 훨씬 더 수월하게 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