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임 하락 등으로 1분기 실적 부진용선료 협상의 중요성 더욱 부각
  • ▲ ⓒ한진해운
    ▲ ⓒ한진해운

유동성 위기에 처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나란히 적자를 기록하자, 보다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양대 해운사는 지난 1분기에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심각한 위기 상황임을 실적으로 보여줬다.
우선 한진해운은 1분기에 매출 1조5928억원, 영업손실 115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5.1%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현대상선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매출 1조2213억원, 영업손실 163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고, 작년 1분기 42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양사 모두 사상 최저 1분기 실적을 기록한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부 전문가들은 생존 갈림길에 선 양대 국적 선사가 구조조정을 통해 하루빨리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인데다 사상 최저 수준의 운임까지 겹치며 두 해운사 모두 막대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며 "내부 자체 재무구조가 미흡한 상태에서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것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 수준 밖에 안된다"고 우려했다. 
 
무조건 구조조정에 돌입하기 보다는 내부적인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구조조정의 공감대는 형성돼 있지만 단순 자금 지원 및 채무 탕감으로는 한계를 맞이할 거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2008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진행된 구조조정에서 정상화에 성공한 기업 비율은 32.4%에 그쳤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IMF이후 실시됐던 구조조정 성공률 51.8%에 비하면 20%가까이 떨어진 수치다. 
 
한진해운은 올해 말까지 총 1조5115억원의 차입금 만기가 도래한다. 금융기관 차입금이 4811억원으로 가장 많고 선박금융과 리스가 4207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공모회사채 3166억원, 사모회사채 2932억원으로 구성돼 있는 가운데 당장 올 6월말 71-2회차 회사채 1900억원에 대한 상환자금 마련이 필요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가용 현금은 1800억원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현대상선도 올해 말까지 만기도래하는 총 1조4146억원 규모의 차입금 중 이달 7월 24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는데 가용 현금은 1200억원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정부의 입장 역시 재무구조 개선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산업은행은 오는 20일까지 용선료 인하 협상이 이뤄져야만 추가 지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확고히 못박았다.  
 
현재로써는 두 해운사 모두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진행하지 않기 위해서는 해외 선주사들과의 용선료 인하 협상, 선박금융과 회사채 등 비협약채권의 출자전환 등을 이끌어내야 한다. 채권단 자율협약이 끝나기 전까지 운영자금을 감당하면서 빠른 시일 안에 이 모든 것들을 결론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