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 '빅3'가 조단위의 적자 속에 풍력발전 사업에서 발을 빼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는 2007년을 전후해 해외 풍력사업에 진출했다.
대형 선박을 움직이는 엔진과 날개 제조 기술 등이 바람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풍력발전에 적용될 수 있다는 점 등 때문이었다. 신재생에너지 붐도 조선 빅3의 풍력발전사업 진출의 한 요인이었다.
하지만 해외 시장에서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는 중에 유가 하락 등으로 수익은커녕 적자만 쌓여가자 풍력발전 사업은 각사의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런 가운데, 조선 3사는 해양플랜트 납기 지연 등으로 천문학적 적자를 내자 재무개선 차원에서 앞다퉈 풍력발전 사업에서 발을 빼는 모양세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초부터 풍력용 기어박스를 생산하는 독일 야케법인에 대한 사업 정리에 들어가 최근 채권자 신고를 마치는 등 마지막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대우조선도 미국의 자회사 드위드의 풍력발전 단지를 매각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미국 오클라호마와 텍사스에 풍력발전 단지 4곳을 보유한 이 회사는 지난해 말 기준 718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캐나다 노바스코샤에 있는 대우조선의 또 다른 자회사인 트렌턴은 지난 3월 현지에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풍력발전기의 날개와 기둥 등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자본잠식 상태다.
삼성중공업은 한발 먼저 해외 풍력발전 사업을 정리했다. 2014년 9월 독일 함부르크에 있던 풍력 R&D(연구·개발) 센터를 프랑스 알스톰 사에 넘겼고, 지난해 11월에는 스코틀랜드 해변에 설치했던 7MW급 해상풍력발전기 시제품을 영국 ORE 사에 매각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 3사가 풍력발전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들어 고전을 거듭한 끝에 적자 누적으로 정리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거액의 손실을 본 '빅3'가 적자 폭만 늘려주는 풍력발전 분야를 우선적으로 손보고 있는 것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