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발행금액 3106억…최저치 기록한 3월의 3배로 반등금융당국 여전히 H지수 발행에 제한, 리스크 관리 중업계 "지수 변동성 높지만 매력적 시장 놓쳐선 안돼"
  • 지수급락에 따른 녹인(원금손실구간)공포로 발행이 급감했던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주가연계증권) 발행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

    H지수가 폭락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권사들이 대안 찾기에 나섰지만 H지수 만큼 매력적인 기초자산이 없다는 입장을 확인한 셈이다. 다만 H지수가 지난달 중순 이후 다시 하락세를 보이며 8000선 초반에 머물고 있어 불안감은 여전하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4월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발행금액은 약 3106억원으로 집계됐다. 3월 5년래 최저치인 983억원 발행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한달 새 3배 이상 발행금액이 급증한 것.


    이달 들어서도 전일까지 2278억원이 발행되며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다.

  • ▲ 최근 1년간 H지수 기초자산 ELS 발행 추이 ⓒ한국예탁결제원
    ▲ 최근 1년간 H지수 기초자산 ELS 발행 추이 ⓒ한국예탁결제원


    물론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3월 5조8356억원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수치이지만 업계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H지수를 편입한 ELS 발행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발행금액은 지수 흐름과 추이를 같이 한다.


    지난해 3월과 4월 1만4000선을 찍었던 H지수는 지난해 8월 1만선이 붕괴됨에 따라 발행금액이 8월 2조8649억원에서 9월 9288억원으로 곧바로 줄었다.


    지난 3월 H지수 기초자산 ELS가 역대 최소치를 찍은 이유도 직전월(2월) 지수가 8000선이 붕괴된 7498.81(2월12일 장중)까지 하락했고, 월 평균지수 역시 8034.4로 저점을 찍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3월과 4월 중 지수반등이 시작돼 월평균 8900선 이상을 유지하기 시작하면서 4월과 5월 발행금액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H지수가 고전하는 동안 증권가는 유로스톡스50, S&P500 등으로 눈을 돌리며 ELS 발행을 지속해 왔지만 H지수를 대체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한편으로는 투자자들의 손실에 대한 우려가 과장된 부분이 있다는데 주목하며 H지수 ELS에 대한 공포감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상품의 96%가 만기 시점이 2018년 이후라 이 기간에 일정 지수를 회복하면 약정된 수익 보장이 가능하다"며 "증권사들의 건전성에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H지수가 5년래 최저수준으로 저평가돼 있는 상태이며, 만기가 2년 남았기 때문에 지나친 불안감을 가질 필요 없다"고 말했다.


    반면 이달 들어 H지수가 다시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우려감을 완전히 불식시킨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H지수는 지난달 14일 장중 9364.61까지 회복했지만 다시 내려 이달 23일 8308.21을 기록하는 등 높은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지난해 부터 H지수 ELS 발행을 줄이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실제 증권사들 역시 업계 자율 형태로 월별 H지수 ELS 신규 발행액을 상환액의 90%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다만 중국 선전과 홍콩 증시의 교차거래가 허용되는 선강퉁 출범이 임박했고, 내달 중순 발표될 A주식의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편입 가능성 등 호재가 기다리고 있어 무작정 발행을 줄일 수는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 주도로 출시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부침을 겪고 있는데 고객유치와 수익성 증대를 위해서는 ELS시장 활성화가 방안"이라며 "가장 큰 시장이자 기회인 H지수를 놓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당국이 ELS는 변동성이 클수록 오히려 더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는 구조를 간과하고 투자자 보호 등 위험을 줄이는 측면만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