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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해수담수화 플랜트 관련 협약이 잇따르고 있다. 한동안 뜸했던 해수담수화 플랜트 소식이 전해지면서 건설·플랜트업계도 수주전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3일 건설·플랜트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아랍에미리트(UAE)와 해수담수화 플랜트 공동연구와 설치를 위한 공동개발협약(JDA)을 체결했다. UAE는 오는 2020년까지 400억달러 규모의 해수담수화 플랜트를 만들 계획이다.
또 해수담수화 플랜트 분야에서 세계 1위인 두산중공업은 쿠웨이트에서 4600억원 규모의 해수담수화 플랜트 사업을 따냈다. 영국의 물산업 리서치 기관인 GWI 자료를 보면 두산중공업은 세계 해수담수화 플랜트 분야에서 점유율이 55%(2014년 기준)에 달한다.
해수담수화 플랜트는 바닷물을 음료수, 생활용수, 공업용수 등으로 만드는 산업시설이다. 해수담수화는 주류 플랜트 산업인 정유나 석유화학과 비교해 발주량이 매우 적지만 국내 건설·플랜트 업체들이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갖고 있다.
더불어 해수담수화 플랜트는 기후 변화 등으로 세계적인 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발주량 증가가 기대되는 분야다. GWI는 세계 물산업 시장이 올해 736조원, 오는 2025년에는 1084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었다.
권태규 국가교통과학기술진흥원 선임연구원은 "해수담수화 플랜트는 국내 건설·플랜트 업체들이 단순 시공뿐 아니라 설계 등을 아우를 수 있는 역량이 있다"며 "물산업의 성장과 함께 정부도 해수담수화 플랜트를 전략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수담수화 기술 중 예전 증발식에선 두산중공업 등 국내 업체들이 세계에서 가장 앞서나갔다"며 "최근 추세인 역삼투법(RO)에선 세계 최고는 아니라도 경쟁력을 잃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해수담수화 기술은 다단증발법(MSF), 다중효용법(MED), RO 등 세 가지가 주로 사용되며 혼밥 방식이 플랜트에 적용되기도 한다. MSF와 MED는 해수를 가열해 담수를 얻는다. RO는 해수를 반투막에 통과시켜 담수를 생산한다.
두산중공업은 해수담수화 플랜트 수주에 자신감을 보였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1978년 사우디 파라잔 프로젝트부터 해수담수화 플랜트 사업을 시작해 지금까지 세계 각지에 30곳 이상 공사를 시행했다"며 "이번에 따낸 쿠웨이트 사업뿐 아니라 UAE, 사우디 등 물이 부족한 중동 국가들의 해수담수화 플랜트 사업을 늘 눈여겨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우디 라스 알 카이르 플랜트 공사 때는 경남 창원시와 베트남 공장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담수 증발기를 제작해 현장으로 가져가기도 했다"며 "기술력에서 전혀 부족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건설사 중에선 사우디 마라픽, 얀부 프로젝트를 통해 해수담수화 플랜트를 만든 경험이 있는 한화건설과 세계 10위권의 해수담수화 플랜트 업체인 이니마를 자회사로 갖고 있는 GS건설이 주목받고 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올해 오만에서 해수담수화 플랜트를 발주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수주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이니마 때문에 실제 공사 경험이 없는 우리가 거론되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물산업이 성장하고 있는 만큼 상하수도 공사와 함께 해수담수화 플랜트 사업도 해볼 생각이 있다"고 전했다.
건설·플랜트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업체 간 협력과 지속적인 연구개발 노력을 당부했다.
권태규 선임연구원은 "해수담수화 플랜트는 얼마나 적은 에너지와 비용으로 물을 저렴하게 생산할 것인지가 핵심"이라며 "대형 업체들은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중견·중소 업체들은 부품 조달 등에 협력해 국내 기업이 장기간 설계, 시공, 유지 관리를 아우를 수 있는 역량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