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대형화 바람·KB 증권부문 역전에 신한금융 숙원사업 허락지주 전액 부담 구조로 재무적 부담 커…향후 순이익 극대화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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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한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가 5000억원의 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3조원을 맞춰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도약한다.

     

    그동안 신한금융그룹에 끊임없이 증자요청을 했던 것에 비하면 다소 늦은 결정일 수 있지만, 지주측의 자금사정과 경쟁사 KB금융의 성장이 지주의 결단을 내리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 지분 100%를 보유 중인 신한금융그룹은 전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신한금융투자에 대한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이에 따라 자기자본 2조5000억원 이었던 신한금융투자는 증자 이후 자기자본을 3조원으로 늘려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자격을 얻게된다. 신한금융투자의 자본 확충은 지난 2007년에 5000억원 증자 이후 9년 만이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되면 기업 신용공여(대출) 및 헤지펀드 거래·집행·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 브로커리지(전담중개) 업무를 할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미래에셋대우(옛 대우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에 이어 7번째로 자격을 보유하게 된다.


    신한금융투자 입장에서 자기자본 3조는 수년간 숙원사업과 같은 목표였다.


    이미 지난 2012년 NH투자증권(옛 우리투자증권)을 비롯해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현대증권 등이 증자 등을 통해 자기자본을 3조원으로 맞췄고, 이후 미래에셋증권까지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높였지만 신한금융투자의 몸집키우기는 쉽게 허락되지 않았다.


    이처럼 업계가 대형화추세로 진행되는 동안 특별한 움직임이 없었던 신한금융투자는 내외부적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이후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그룹차원에서 신한금융투자의 증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한 것.


    특히 증권은 물론 은행, 보험 등 대다수 금융계열 부문에서 압도적으로 앞서왔던 kb금융지주가 약진을 시작, 신한금융지주에 긴장감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우선 KB금융그룹은 현대증권 인수를 통해 단숨에 규모에서 신한금융투자에 비해 우위를 점했다.


    올해 안으로 합병을 완료할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은 합병 이후 자기자본 4조원에 육박하는 초대형 IB로 재탄생한다.


    특히 KB금융 역시 올해 상반기 증권가의 예상을 큰 폭으로 뛰어넘으며 4년만에 1조원을 돌파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신한금융지주를 바짝 추격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신한금융그룹이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거두며 곳간이 쌓이게 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올해 2분기 6834억원의 순이익을 내 상반기에만 1조454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순익(1조2481억원)과 비교해 13.3% 늘어난 수준이다.


    호실적을 거둔 만큼 5000억원 규모의 신한금융투자 증자에 여력이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연초 이후 실적 등 그룹 내부 상황이 긍정적인 흐름을 보임에 따라 전략팀과 재무팀 등 내부 심사를 마치고, 이사회 안건상정 시기를 조율해 왔다"고 말했다.


    다만 신한금융투자가 올해 안에 자기자본을 3조원 이상으로 늘리더라도 곧바로 헤지펀드시장에 진출하지는 않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자기자본을 3조원 이상으로 늘리면 헤지펀드시장 진출 요건을 갖추게 되지만 우선은 ELS 등 금융상품 판매와 자기자본 투자 등 기존의 강점을 커진 덩치를 이용해 더욱 키우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신한금융투자의 유상증자는 지주가 전액 부담하는 구조로 재무적으로 부담이 크기 때문에 향후 순이익 극대화가 중요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투자 역시 자체적으로 순이익을 높여 지주의 수익 높이기에 일조해 부담을 최소화 시키는 일이 중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