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액 1조원대 건설사 감소 불구 5조원대 기업 늘어나현대ENG '5조 클럽' 진입…2년만 두 배로 끌어올려
  • ▲ 삼성물산이 여러 악재를 딛고 3연속 시평순위 1위를 차지했다. ⓒ 뉴데일리
    ▲ 삼성물산이 여러 악재를 딛고 3연속 시평순위 1위를 차지했다. ⓒ 뉴데일리

    해외부실로 인한 삼성물산 순위하락 여부와 회생절차 중인 업체들의 후퇴, 주택전문업체들의 약진 등 기대와 우려가 섞인 '2016년도 시공능력평가순위'가 28일 발표됐다.

    국토교통부가 매년 7월 발표하는 시공능력평가순위(이하 시평순위)는 발주자가 적정한 건설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건설공사 실적 및 경영상태·기술능력·신인도 등을 종합평가한 것이다. 평가는 공사실적평가액과 경영평가액·기술능력평가액·신기술지정 등 신인도 평가액 요소가 감안된다.

    이는 조달청 등급별 유자격자명부제도·중소업체 보호를 위한 도급 하한제 근거로 활용되기도 한다. 또 순위가 높으면 정부와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대규모 공사에 입찰할 수 있는 데다,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형공사를 수주할 경우에는 주관사가 될 수도 있어 대형건설사 간 순위 다툼이 치열하다.

    올해 시평순위를 분석한 결과 대형사와 중견사 간 극이 벌어지는 추이를 보였다. 시평액 1조원 이상인 기업은 모두 27개사로, 5년 전인 2012년에 비해 5개사가 줄어들었다. △경남기업 △벽산건설 △삼성중공업 △삼환기업 △서희건설 △풍림산업 등이 이탈했고, 신세계건설이 신규 진입했다.

    이에 반해 시평액 5조원 이상인 '5조클럽'은 7개사에서 9개사로 늘어났다. 대형업체 일수록 더 많은 수주를 하게 되고, 성적도 나아지는 '규모경제' 악순환이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업계왕좌'에는 3년 연속 삼성물산이 올랐다. 2010년 현대건설이 처음 시평액 10조원을 달성하며 '10조클럽' 문을 연 이후 이듬해 삼성물산도 진입하면서 '투톱' 구도가 이어졌다. 하지만 2009년부터 5년간 왕좌를 지켜오던 현대건설이 삼성물산에 3년 전부터 자리를 내준 상태다.

    특히 갈수록 그 격차가 커져 사실상 '원톱' 체제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당초 업계에서는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 등 해외사업에서의 예상손실과 우발부채 등이 대거 반영돼 삼성물산이 경영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게 될 경우 시평순위가 뒤집어 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하지만 시평액 1조8000억원 규모(2015년 기준)의 제일모직(옛 에버랜드)과의 합병으로 공사실적이 증가하면서 실적악화를 상쇄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시평액 5조원 이상의 '5조클럽'에는 여전히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롯데건설 △SK건설 등이 자리한 가운데 2014년 TOP10에 처음 진입한 현대엔지니어링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

    2014년 시평액 3조원대이던 현대엔지니어링은 2년 만에 이를 두 배로 끌어올리면서 TOP10 터줏대감인 롯데건설과 SK건설마저 제쳤다. 이는 중앙아시아를 중심으로 꾸준히 이어진 해외사업 성과 덕분인 것으로 풀이된다.

    2012년 처음 '1조클럽'에 얼굴을 내비친 호반건설과 이듬해 진입한 부영의 강세는 올해도 이어졌다. 이들은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사세를 키워오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나란히 '2조클럽'에 안착했다. 시평순위 역시 4년새 부영 19계단·호반건설 11계단 상승한 12위와 13위를 각각 기록하며, TOP10을 위협하는 위치까지 올라왔다.

    '1조클럽'에는 재무구조 개선작업이 마무리된 △금호산업 △계룡건설 △한신공영 △태영건설 등의 약진이 돋보인 반면 아직 개선작업이 한창인 두산건설이나 마무리 중인 한라 등은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시평 순위 30위 밖에서는 주택경기 호황을 누리고 있는 업체들의 상승세가 눈에 띄었다.

    주택브랜드 '신안인스빌'로 잘 알려진 신안은 무려 116계단 상승한 91위를 기록하며 100권에 진입했다. △영무예다음(영무토건, +33위) △요진와이시티(요진건설, +28위) △유승한내들(유승종합건설, +23위) △제일풍경채(제일건설, +23위) △대원칸타빌(대원, +20위) 등의 시평순위가 크게 올랐다.

    하지만 회생절차를 밟으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들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국토부는 올해 시평순위를 평가하면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등 경영상태 부실 기업에 대한 경영평가액 산정방식 합리화로 이들 업체의 순위기 대부분 하락했다고 밝혔다.

    △동아건설산업(116위, -51위) △티이씨건설(85위, -23위) △동문건설(90위, -22위) △울트라건설(57위, -20위) △STX건설(70위, -17위) 등이 크게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