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시간 8.3% 연장됐는데 거래대금은 10.7% 증가장기적 관점에서는 비관론 우세…"시간 두고 지켜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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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 거래시간이 16년 만에 30분 연장된 첫날인 지난 1일, 장종료 직전 30분 동안 거래량은 약 2600만주, 거래대금은 약 5000억원이 들어왔다.

     

    시행 첫날의 결과만으로 효과를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전일 연장된 30분 동안 발생한 거래대금과 거래량의 해석을 두고 의견은 엇갈린다.


    2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량은 3억4228만주, 거래대금은 4조6597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시간외 거래를 제외하고 3시 정각부터 3시30분까지 연장된 30분 동안 이뤄진 거래량은 2643만8000주, 거래대금은 4978억2200만원이 발생했다.


    30분 동안 늘어난 거래량이 전체의 7.7%를, 거래대금은 10.7%를 차지한 것.


    거래시간이 기존 6시간(360분)에서 6시간30분(390분)으로 8.3%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거래량은 늘어난 시간대비 오히려 줄었고, 거래량은 늘어난 것으로 거래시간 연장을 통해 거래대금 증가 효과를 기대했던 한국거래소와 증권사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수혜를 봤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당초 한국거래소는 거래시간을 30분 연장해 일평균 거래대금이 3~8%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를 거래대금으로 환산하면 2600억~6800억원 가량이다.


    반면 시행 전(7월 한 달 평균)의 장 종료 30분 전(오후 2시30분∼3시) 거래 비중은 13.3%에 달했다는 점을 들어 오히려 거래시간 연장에 따른 효과가 없다고 분석하는 이들도 있다.

    거래대금의 경우 연장 전인 7월 한 달 평균(4조1229억원)보다는 12.9% 늘었지만 올 들어 월간 일평균(4조5709억원)과 비교하면 1.8% 증가하는 데 그친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거래량은 7월 한 달 평균(3억7840만주)에 비해 9.8% 줄었고, 올 들어 월간 일평균 거래량(3억9144만주)보다는 12.8% 감소했다.


    이에 따라 여전히 거래시간 연장에 따른 비관론이 만만치 않다. HTS, MTS 등 온라인 주문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거래시간을 늘리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 여전히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 이익 등 증시 펀더멘털(기초 여건)이 정체된 상황에서 단순히 거래시간이 연장됐다고 거래량이 증가하는 것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배당 성향과 규제, 세금 등 증시 활성화를 위한 정책이나 시장 매력도 제고를 수반하지 않는 거래제도 자체의 개편만으로는 장기적인 거래량 증가를 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거래대금 부진은 거래시간이 부족해서라기 보다는 증시 방향성 부재와 자금의 단기 부동화 지속, 시가총액 회전율의 추세적 하락 등에 기인한다"며 "거래대금 증가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전일 코스닥시장의 경우 거래대금은 3조6951억원을 기록하며 직전 거래일(3조6768억원)보다는 0.5% 증가하는데 그쳤고,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4조181억원)에 비해서는 8.0% 줄어들었다"며 "거래시간 연장 첫날 효과가 미미했다"고 분석했다.


    물론 이제 첫날을 보낸 만큼 좀 더 시간을 두고 효과를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강세장일 때는 주식 회전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어 시황이 좋을 때 거래시간 연장 효과가 더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