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 교섭 지지부진…장기화 전망
  • ▲ 여름 휴가 전 올해 임금협상장에 들어서는 윤갑한 현대차 사장과 박유기 노조위원장 모습.ⓒ연합뉴스
    ▲ 여름 휴가 전 올해 임금협상장에 들어서는 윤갑한 현대차 사장과 박유기 노조위원장 모습.ⓒ연합뉴스

     


    자동차와 조선업계 대표 사업장인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이 집단 여름 휴가에 들어갔지만,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에 임하는 노사의 태도는 대비된다.

    현대자동차는 휴가 중에 교섭을 벌이지만 현대중공업은 아예 만나지 않는다. 현대자동차는 7월 30일부터 주말 휴일부터 여름 휴가에 들어가 오는 7일까지 9일간 휴가다. 현대중공업은 여름 휴가가 원래 9일이나 노조 창립기념일, '샌드위치' 연휴 등을 합해 8월 15일까지 최장 19일간 휴가를 보낸다.

    현대중공업의 휴가가 현대자동차보다 2배 이상 길지만 휴가 기간 중 현대차와 현대중 노사의 행보는 엇갈린다. 현대차 노사는 핵심 실무자가 모두 휴가를 반납하고 실무교섭을 한다.

    회사 측은 주로 노사협력실과 기획실의 임원이나 부장 이상 간부 2∼3명이, 노조 측은 사무국과 정책기획실 간부 2∼3명이 실무교섭을 벌인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여름 휴가 중에도 집중 실무교섭을 벌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임금피크제 확대안을 비롯한 일부 쟁점에 대한 이견 때문에 휴가 전 타결이 물 건너가자 휴가 후 협상이 조속히 타결되도록 노사가 여름 휴가를 반납하고 실무교섭을 벌이는 것이다. 휴가 중 실무교섭에서 이견을 좁히면 휴가가 끝나는 8일 이후 곧바로 윤갑한 사장과 박유기 노조위원장이 참여하는 본교섭을 재개해 타협점을 찾겠다는 것이다.

    지역 노동계는 현대차 노사가 임금협상 타결에 대한 의지가 높아 휴가 이후 이른 시일 내 협상이 완료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반면, 현대중공업은 여름 휴가 중 교섭이 없다.

    노사는 휴가 전에 20여 차례 이상 잇달아 만나 교섭했지만, 합의점을 전혀 찾지 못했다. 현대중공업이 휴가 중 실무 협상을 포함한 노사 교섭을 한 적은 없지만, 올해는 임금에다 단체협약까지 진행해야 해 갈 길이 멀다.

    여기에다 조선업 위기에 따른 희망퇴직과 분사 등 구조조정 문제까지 겹쳐 '일각이 여삼추'다. 현대차보다는 노사가 더 많이 만나고 자주 대화하는 등 접점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쏟아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구조조정에 따른 노사갈등 때문에 협상이 더딜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추석 이전인 9월 초에 교섭이 완료되고 현대중공업은 교섭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