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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적 비수기로 여겨지는 이달 전국에서 4만5000여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번 가을 분양시즌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산되고 있는데다 여름 휴가철과 가을 추석연휴 사이에서 공급물량이 밀리고, 당겨진 결과로 풀이된다.
문제는 주택경기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이다. 무리한 공급으로 자칫 장기 침체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9일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서 63개 단지 총 4만5827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임대와 오피스텔을 제외한 3만9569가구는 일반에 공급된다. 이는 지난달 분양실적 4만966가구 보다 3.4% 줄어든 수치지만, 작년 8월 분양실적 1만9314가구 보다는 두 배 가량 많은 물량이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1만5237가구로 가장 많다. 이어 △대전 2960가구 △경북 2840가구 △세종 2599가구 순으로 집계됐다. 서울에서는 여전히 청약열기가 뜨거운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와 뉴타운 사업지 등에서 청약이 진행된다.
수도권에서는 남부권 자족형 신도시로 개발 중인 동탄2신도시(경기 화성시)와 강남 접근성이 탁월한 다산신도시(경기 남양주시) 등에서 신규아파트들이 공급된다. 지방에서는 청약불패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세종과 부산, 대구의 분양물량들이 업계 관심을 끌고 있다.
이처럼 분양물량이 몰리는 것은 무엇보다 하반기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휴가철로 인해 미뤄진 물량과 추석연휴(9월14~18일) 전 일정을 마무리하려는 단지들이 많은 것도 한 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여름 휴가 등으로 8월에는 분양물량이 많지 않은 편이지만, 올해는 유난히 많은 물량들이 집중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분양시장에서 인기가 계속될 것이란 보장이 없어 건설사들이 분양시기를 최대한 앞당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여름에는 수요자들의 관심이 휴가나 피서 등에 집중돼 있는데다 날씨도 더워서 견본주택 방문이 쉽지 않다"며 "또 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수요자들의 관심이 분산되는 것을 고려하면 서둘러 분양에 나서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주택시장 전망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이 한국주택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 소속 회원사 500여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8월 주택경기실사지수(HBSI)는 작년 8월 101.0에 비해 24.6p 떨어진 76.4로 집계됐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주택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전망하는 응답자가 나빠질 것으로 보는 응답자보다 많다는 뜻이다.
지역별로는 전국 17개 시·도 중 세종(105.0), 서울(101.2) 2곳을 제외한 모든 지역 HBSI가 100을 하회했다. 올 들어 분양시장 활황세가 주춤한 경북(69.2), 울산(66.7), 대구(64.0) 등 영남권 수치가 특히 낮았다. 동탄2신도시 등 택지지구를 중심으로 대단지 분양이 이어지고 있는 경기지역 HBSI 또한 79.0으로 100에 한참 못 미쳤다.
이는 2014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주택시장 상승세를 타고 공급된 아파트 50여만가구의 입주시기가 다가오면서 과잉공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던 거품이 걷히고 시장이 본격적인 조정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나아가 8월 분양이 업계 바람대로 원활하지 않을 경우 장기침체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들린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일부 지역 주택시장은 내년 이후 늘어나는 입주물량과 맞물려 조정이 확산될 것"이라며 "입주물량이 많은 지역은 가급적 배제하고 본격적인 시장조정 확산에 대비해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급량 증가의 여파로 같은 지역 내에서도 단지별 입지여건 등에 따라 분양성적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며 "시장 활황기였던 지난해와 사업여건이 달라진 만큼 건설사들은 신중하게 사업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