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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다로운 기술성 평가를 거쳐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바이오 기업들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바이오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술특례를 통해 상장한 바이오 기업의 67%가 올 상반기 적자를 기록했다.

기술특례 상장은, 유망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대상으로, 수익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도 상장할 기회를 주는 제도다. 

2005년 기술기업 상장특례제도가 시행된 이후 총 32개사가 주식시장에 입성했으며, 이 가운데 28개사는 바이오 기업이다. 이들 기업 중 19개사는 올해 상반기 적자를 면치 못했다. 

특히 지난해 상장한 10개 기업은, 산업용 효소를 만드는 제노포커스를 제외하고 모두 손실을 기록했다.

상반기 적자 규모가 제일 큰 곳은 제넥신으로 12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상장 7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를 냈으나, 올 상반기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이어 큐리언트 59억원, 바이오니아 55억원, 에이티젠 51억원 등의 순으로 손실을 냈다.

바이오니아는 2005년 코스닥 시장에 입성해 2009년 한해를 제외하고는 연간 영업이익에서 적자를 내고 있다.

이처럼 이들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연구개발(R&D)에 많은 돈을 쏟아야하기 때문이다.

실제 제넥신은 올 상반기 매출액의 3배 규모에 가까운 140억원을 R&D에 투자했다. 

에이티젠도 R&D 비용과 매출액이 비슷한 수준이었으며 바이오니아는 상반기 매출의 50%를 R&D에 투자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당장 실적을 내기 힘든 바이오 기업의 특성을 감안해도 일부 기업들은 지나치게 오랜 기간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한편 기술특례로 입성한 바이오 기업 중 상반기 흑자를 낸 곳은 크리스탈지노믹스, 이수앱지스, 안트로젠 등 8개사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올해 처음으로 적자의 수렁에서 벗어난 곳도 있다.

기술특례 1세대 바이오벤처 크리스탈지노믹스는 2006년 상장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을 실현했다. 이수앱지스 역시 창립 후 처음으로 올 2분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기업의 경우 당장 수익이 나오지 않더라도 R&D 투자 규모를 쉽게 줄일 수 없으므로 이익을 내는 게 쉽지 않다"며 "기업의 영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주력 사업의 속도를 올리고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별도의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