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일 잠실서 내한공연 갖는 플라시도 도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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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이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타계한 지 10주년 되는 해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추모콘서트를 비롯한 많은 행사가 열릴 것으로 기대합니다.”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10월 2일(일) 펼칠 내한공연을 앞두고 서울 광진구 광장동 W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플라시도 도밍고(75)는 본지와 가진 별도의 인터뷰에서 “루치아노 파바로티를 많이 그리워하고 있으며, 내년에 적절한 추모행사에도 함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그는 루치아노 파바로티, 호세 카레라스와 함께 '세계 3대 테너'로 불리며 성악의 황금시대를 연 인물이다.도밍고는 호세 카레라스(70)의 근황을 묻는 질문에 “3개월 전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만났는데 고별공연 투어를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사실 믿고 싶지 않지만, 고별공연이 이뤄진다면 스케줄을 맞춰 가급적 참여해 볼 생각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호세 카레라스는 2014년 11월 서울 공연 때 독감을 이유로 공연을 돌연 취소하기도 했다.도밍고 자신의 건강 상태를 묻는 질문에는 솔직한 심경을 피력했다. 그는 “현재 건강 상태는 매우 좋지만,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제 커리어가 지금으로부터 3개월 후 끝날지, 3년 뒤 끝날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그러나 그는 “지난 2014년에 방한하고, 2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았는데 비슷한 간격으로, 다시 한국 팬들을 만나고 싶다”고 덧붙였다.최근 유럽을 비롯한 전세계적으로 오페라 및 클래식 음악 시장이 위축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이다. 클래식 시장의 향배를 묻는 질문에 대해 그는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았다.그는 “오페라가 대중적으로 흥행하기 시작한 것은 100~150년 남짓인데 사람들이 기계나 로봇처럼 감성 없는 사고를 하지 않고 인간의 감정과 본성을 유지한다면 오페라는 불멸(Immortal)의 생명력을 갖고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도밍고는 “위축되는 클래식 시장은 어린시절부터 음악 교육을 하는 것으로 극복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한국의 젊은 성악가들과 내한공연 뜻 깊어도밍고는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내한 공연은 한국의 젊은 성악가들과 함께 서는 특별한 무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그는 “한국에는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 젊은 성악가들이 많은데, 특히 테너 김건우는 젊은 음악가를 발굴하기 위해 제가 만든 ‘오페라리아 더 월드 오페라 콩쿠르’에서 1위를 거둔 재원”이라고 강조했다.“젊은 음악인을 발굴하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는 도밍고는 “특히 한국 음악도들이 돋보이는데 1991년부터 현재까지 열린 ‘오페라리아 더 월드 오페라 콩쿠르’에서 한국인 우승자만 10여 명이 넘는다”고 소개했다.1957년 데뷔한 플라시도 도밍고는 바리톤에서 테너로 전향했으며, 클래식과 크로스오버, 뮤지컬 넘버 등의 장르를 넘나들며 150여개의 배역을 맡아 4000회 이상의 공연(녹음 포함)에 출연했다.한국·중국·일본 등 아시아 클래식 시장을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대해 그는 “한국 노래 만을 담은 앨범 제작을 추진하고 있다”며 “한·중·일 3개국 모두 특별한 의미가 있지만 한국은 클래식 시장의 성장속도가 빠르다”고 말했다.도밍고는 “일본은 서양음악을 가장 먼저 받아들여 클래식 시장의 기반이 튼튼하고, 중국은 오페라 역사가 9년 밖에 되지 않지만 원작자의 의도에 충실한 작품이 유럽보다 많이 제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잠실실내체육관 오페라 아리아 연주와 지휘도밍고는 2일 저녁 7시 서울 송파구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6번째 내한 공연을 선보인다. 그는 1991년 처음 내한한 이후 5차례 내한한 바 있다. 음악 관계자들은 이번 공연이 75세인 고령을 참작하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1부와 2부로 나눠 진행하는 이번 공연에서 도밍고는 노래 뿐만 아니라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모습도 보여줄 예정이다.1부는 이탈리아 오페라 아리아의 정수를 맛볼 수 있다. 첫곡은 베르디의 오페라 ‘가면무도회’ 중 ‘그대는 내 명예를 더럽혔도다’. 도밍고는 1부에서 독창 뿐만 아니라 테너 김건우를 비롯한 국내 성악가와 함께 다양한 이중창을 선보인다.이들은 비제의 오페라 ‘진주조개잡이’의 ‘성스러운 사원 안에서’를 이중창한다.도밍고는 또 문세훈과는 베르디의 오페라 ‘돈 카를로’ 중 ‘우리는 함께 살고 함께 죽는다’를, 박혜상과는 도니제티의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의 ‘창백한 빛이 내 얼굴에 비치네’ 등을 함께 열창한다.2부에서는 지휘자로 변신한 도밍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베사메무쵸’와 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의 주제곡 등 대중적인 곡들을 선보일 예정이다.마지막곡은 소프라노 강혜명과의 ‘그리운 금강산’ 이중창. 도밍고는 강혜명을 듀엣 연주자로 직접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곡은 그동안 도밍고 콘서트 때마다 홍혜경을 비롯, 당대 국내 최고의 소프라노들이 맡았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강혜명은 “도밍고 선생께서 듀엣 연주자로 저를 지명했다는 얘기를 듣고 꿈을 꾸는 것처럼 기뻤다”며 “혼신을 다해 연주해 관객들의 성원에 보답할 생각”이라고 말했다.이번 프라임필하모닉 지휘를 맡은 유진 콘은 “거장 플라치도 도밍고와 함께 공연을 준비하면서 세세한 부분에서 많은 부분을 배우고 있다”며 “관객들의 기대를 뛰어넘은 연주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정규 뉴데일리경제 대표(음악평론가),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