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대생들, 기숙사-도서관-실험실 등 교육투자부터 늘려라
  • ▲ 박원순 서울시장이 최근 '서울시립대학교 무상 등록금 정책'을 강조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뉴데일리
    ▲ 박원순 서울시장이 최근 '서울시립대학교 무상 등록금 정책'을 강조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뉴데일리


    전국 4년제 대학 최초로 '반값등록금'을 선보인 서울시립대학교와 관련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전액 면제' 가능성을 전하면서 잡음이 일고 있다.

    최근 박원순 시장이 '서울시립대 등록금 전액 면제를 고민 중'이라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겼고 '무상 등록금 정책'에 대한 논란이 확산됐다.

    2011년 재보궐선거에 출마해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을 공약으로 내세운 박원순 시장은 당선 후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이후 2012학년도부터 서울시립대 학생들은 이전보다 50%가량 줄어든 등록금을 납부했고 올해 2월 전 학기 반값등록금 수혜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서울시는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 시행 후 지원금을 점차 확대하면서 2011년 304억원이었던 지원금은 올해 498억원으로 늘어났다. 반값등록금 정책 등으로 지원 규모도 증가한 것이다.

    올해 서울시립대 계열별 등록금은 △인문사회 204만4천원 △자연과학 240만9200원 △예체능 291만8700원 △공학 270만1천원 등 평균 238만9500원으로 한 학기당 100만원대다. 사립대 연간 평균 등록금 734만원, 국·공립대 409만원을 감안하면 그만큼 학생 부담이 적다.

    문제는 투자를 통한 학교 발전 등 현재 상황을 파악하지 않은 채 박원순 시장이 '무상 등록금 정책'을 등장시키면서 논란만 가속시켰다.

    박원순 시장의 반값등록금에 전액 면제 검토 발언과 관련해 서울시립대 총학생회는 '소통'이 우선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SNS를 통해 전액 등록금 면제에 대해 지난 15일부터 설문조사를 진행 중인 서울시립대 총학생회는 "반값등록금 시행으로 학생들은 등록금 부담을 덜게 됐다"면서도 "도서관·실험실 시설 노후화, 실험실 실습 자재 부족 등 교육 환경에 대한 불편을 학생들은 토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내달 초 열린 학생총회를 앞두고 진행되는 이번 설문조사에는 19일까지 1500명이 참여해 약 60%이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알리미 공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립대 학생 기숙사 수용률은 지난해 기준 7.6%로 전국 평균 29.4%보다 4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100명 이상 대형 강의는 2011년 57개에서 지난해 112개로 2배 가까이 늘었고 중도탈락 학생 비율은 2013년 2%에서 지난해 2.3%로 소폭 상승했다.

    서울시립대가 2013년 내놓은 '반값등록금 추진 백서'에서 반값등록금 홍보 효과로 인지도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 대학 서열이 높아진다는 황당한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만약 박원순 시장의 서울시립대 등록금 전액 면제 정책이 시행되면 연간 200억원 씩 4년간 800억원의 예산이 추가로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석 서울시의원(국민의당)은 "서울시립대 등록금을 전액 면제 하려면 1년에 약 190억원이 추가로 소요된다. 기존 유사정책에 대한 철저한 분석 등을 통해 대규모 재정 정책을 수립해야 그만큼 세금을 아낀다. 반값등록금 5년 간의 평가가 끝나지 않았는데, 서울시립대 0원 등록금을 이야기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우려했다.

    서울시의회 새누리당도 '즉흥적인 생각으로 이뤄질 수 없다'며 전액 면제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 서울시와 서울시립대는 박원순 시장의 '무상 등록금 정책'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항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서울시립대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전액 등록금 면제는 아직 계획이 없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이야기할 수 있지만, 학교의 공식 입장은 없다. 서울시와 검토해야할 사항이다"고 말했다.

    서울시 측은 "시에서 절차가 있기에 확정된 것은 없다. (박원순 시장이)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부분인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