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안개정국…지난 주 증권 거래량 '연중 최저'S&P 500지수, 36년 만에 최장기간 하락…유로존·아시아도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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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전 세계 증시가 '트럼프 리스크'에 흔들리고 있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승리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국내 증시의 경우 국정 공백 사태를 빚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까지 겹치면서 시가총액이 한 주 만에 24조원이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주 5거래일(10월31일~11월4일) 동안 3일 하루(0.25% 상승)를 제외하고 연일 미끄럼틀을 탔다. 특히 지난 2일에는 28.45p(1.42%) 하락한 1978.94에 마쳐 종가 기준으로 7월8일(1963.1) 이후 최저치까지 밀렸다.
이 같은 조정 장세에 지난 4일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은 1262조6075억원으로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1286조5515억원)에 비해 23조9440억원 줄어들었다. 미 대선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되면서 투자 주체들의 경계심도 극에 달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영향으로 지난 4일 코스피 정규장 거래대금과 거래량은 각각 3조42억원, 2억2420만주를 기록해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 같은 관망 장세와 위험자산 회피 현상은 전 세계 증시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 500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0.17% 하락한 2085.18로 거래를 마쳐 9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S&P 500지수가 이처럼 장기간 연속 하락한 것은 1980년 12월 이후 36년 만이다.
이외에도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0.24% 내린 1만7888.2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0.24% 빠진 5046.37에 마감했다.
시장의 '공포지수'로 여겨지는 시카고옵션거래소의 변동성지수(VIX)는 브렉시트 투표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이날 변동성지수는 22.51을 기록하며 시장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반영했다는 평이다.
이는 영국의 브렉시트 투표 가결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챘던 시기인 6월27일(23.85) 이래로 4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뿐만 아니라 이 지수는 9거래일 동안 총 72.9% 뛰어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유로존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영국 런던의 FTSE 100지수는 전날보다 1.43% 내린 6693.26으로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DAX 지수는 0.65% 하락한 1만259.13에, 프랑스 파리의 CAC 40지수는 0.78% 내린 4377.46에 마감했다.
아시아 증시 역시 마찬가지. 유로존 증시에 앞서 마감된 4일(아시아시각)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도 3125.32로 0.12% 하락했다. 같은 날 일본의 니케이 225지수도 1만6905.36으로 1.34% 급락했다. 일본증시 역시 지난 한 주간 3.1%나 떨어졌다.
이처럼 전 세계 증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동안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지율 면에서 줄곧 앞섰지만, 최근 '이메일 스캔들'로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면서 대선 결과가 안갯속에 빠졌다.
투자자들도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정책 불확실성 심화 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 심리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