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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가 도입 7개월 만에 기로에 섰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적극적으로 추진해 지난 3월 도입된 것이 ISA지만 당사자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로 금융위를 떠나게 되면서 이를 챙길 수 있는 인물이 없어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ISA는 올해 금융권에 선보인 제도 중 가장 큰 이슈로 꼽히며 기대를 모았지만 출시 7개월이 지난 지금 ISA의 활용도는 기대에 못미친다.
수익률이 돋보이지 않는 것이 결정적 이유다.
대다수 투자자들이 원금 보장이 되는 안전한 상품을 선호하면서 예적금 상품과 비슷한 수익률을 기록 중이고, 고위험·고수익 MP의 경우에도 ELS 수익률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또 5년간 계좌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호흡이 짧은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불완전판매, 깡통계좌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ISA 도입에 발벗고 나섰던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부재는 향후 시장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임 위원장은 ISA를 선보일 당시 '옥동자'라고 부를 만큼 애착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자칫 ISA가 '아버지'를 잃은 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임 위원장은 한달 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ISA에 대해 특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의원들과 업계에서 나온 비판적인 시각에 대해 임 위원장은 "출범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제도 운영에 논란이 있는 것은 알지만 ISA는 국민 재산형성에 있어 현재 금융상품 중 가장 효과적"이라며 "가입대상, 세제혜택, 상품 운용 등에 있어 외국사례를 감안해 계속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임 위원장이 대한민국 경제 전반을 책임져야 하는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로 신분이 갑작스럽게 바뀌면서 ISA가 동력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출시 직전과 직후에는 여러 마케팅 전략을 통해 가입자를 모았지만 현재는 가입자 모집에 소극적이고, 수익률 역시 한 두 곳의 증권사를 제외하고는 적극적으로 챙기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같은 상황에서 ISA 출시에 적극적이었던 금융당국 수장이 바뀌면 정책은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사실상 금융위원장 직함을 내려놓고 경제부총리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전일에는 외환시장 관리와 대외 신인도 관리 부문 등 거시경제 관리를 언급하면서 현 정권의 경제팀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 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장 미국 대통령 선거와 이후 이뤄질 미국 금리인상, 눈덩이로 불어나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도 임 위원장이 경제팀 수장으로 나서야 한다.
정관계에서는 임 위원장이 아직까지는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 신분이지만 어느 정도 적극적인 역할을 할 필요는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임 위원장이 다시 금융위로 유턴할 가능성은 낮다.
임 위원장은 나라의 큰 일을 맡게 됐지만 금융투자업계에 남기고 간 ISA의 향방은 불투명해진 것이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임 위원장이 큰 일을 수습한 이후에는 금융투자업계로 눈을 돌려 ISA에 대해 힘을 실어줄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 정부의 임기가 1년 반도 남지 않았고, 현재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면 변수가 많아 정책의 지속성에 대해 확신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