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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로컬 은행과 같은 전략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시장을 세분화하고 새로운 고객을 발굴해 '지역 내 강소은행'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우상태 신한은행 중국법인장은 최근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으로 '차별화' 전략을 내세웠다.
중국계 은행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접근할 경우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 시장 세분화 및 맞춤 전략으로 2017년 승부수를 띄운다는 방침이다.
우상태 법인장은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중국은 기회의 땅, 블루오션으로 불렸지만 지금은 경쟁이 극도로 치열한 상황"이라며 "중국계 대형은행들이 공격적으로 영업을 펼치고 지역별로 특화된 지방은행들도 빠르게 발전하면서 신한은행을 비롯한 외국계 은행들은 전략적으로 자리 잡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 은행업 총자산 중 외국계 은행 비중이 2%를 넘지 못하고 있다. 외국계 은행으로서 익숙치않은 영업환경과 금융당국의 강한 규제, 낮은 인지도가 은행 경영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신한은행 중국법인은 시장과 고객을 더욱 면밀히 나눠 맞춤형 영업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영업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우 법인장은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거래를 유치하는 금융업 특성 상 한국에서부터 거래 관계를 맺어온 국내 기업 거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지난 2015년부터 중국계 기업 영업과 심사 조직을 정비해 현지 영업 비중을 늘리고, 국유기업과 상장 민영기업, 담보가 확보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신한 중국법인만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고객층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2017년에는 중국계 기업 비중을 늘리고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로써 신한은행 중국법인은 리테일과 중국계 기업영업, IB, 외환 분야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골고른 성과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 법인장은 "중국 경제 성장률이 6%대로 접어들고 기준금리도 인하하는 등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신한은행만의 전략을 활용해 성장하겠다"며 "거대한 중국계 은행들과 공생하는 한편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며 중국 내 강소은행으로 인정받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우상태 법인장은 지난 2010년 신한은행 중국유한공사 북경순의지행 지행장을 역임했다. 순의지행 개점 준비조장을 맡으며 중국에 첫 발을 내딛은 뒤 현재 중국유한공사법인장으로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