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사용량 증가로 배포량 축소·제작 전면 중단고객과 무료 달력 나누던 은행권 情문화 찾기 힘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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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시중은행 2017년 달력. ⓒ 뉴데일리경제
    ▲ 시중은행 2017년 달력. ⓒ 뉴데일리경제


'은행 달력을 집에 걸어두면 돈이 들어온다'는 속설이 있다. 그 덕분에 과거에는 친구나 친척 집에 놀러가면 어디서나 은행 로고가 크게 박힌 종이 달력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 시중은행 달력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모바일 기기 이용수가 늘며 종이 달력 인기가 시들해졌다고 판단한 은행들이 제작 규모를 매년 줄여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국민·신한·우리·KEB하나·기업·농협·SC제일은행 등 은행 7곳에서 발행하는 2017년 종이 달력 부수는 총 1035만부로 지난해보다 약 32만부 가량 감소했다.

은행 별로 살펴보면 SC제일은행과 KEB하나은행이 이례적으로 전년 보다 제작 부수를 늘렸다. KEB하나은행은 2016년 133만부였던 달력을 올해 139만부로 늘렸고, 같은 기간 SC제일은행도 16만부에서 22만부로 확대했다. 

KEB하나은행은 사무실에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탁상용 달력을 전년보다 많이 제공키로 했고, 
SC제일은행도 고객 수요를 반영해 올해 벽걸이와 탁상용 달력 제작 부수를 일제히 늘리기로 했다.

반면 국민은행과 농협은행, 신한은행은 올해 달력 제작 규모를 전년보다 대폭 줄였다. 세 은행은 지난해 총 664만부의 달력을 찍었지만 올해는 623만부에 그치면서 종이 달력 규모를 약 41만부 줄였다. 

올해 들어 달력 제작을 전면 중단한 곳도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고객들의 스마트폰 이용률이 증가하고 어플리케이션으로 일정을 관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반영, 더 이상 종이 달력과 탁상용 캘린더를 만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신 제작 비용을 기부하고 디지털 뱅킹 역량 강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대부분 은행들이 스마트폰 사용량 증가를 이유로 종이 달력 제작 규모를 줄이고 있지만, 은행 달력을 원하는 고객 수요는 꾸준히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은행들이 11월 초부터 달력을 무료로 배포하는데 찾는 고객이 많아 빠르면 11월 중순에서 말 경 모두 소진되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예전만 하더라도 은행 달력을 통해 광고 효과를 누릴 수 있고 고객 충성도도 높일 수 있었지만 요즘 스마트폰 사용량이 늘면서 찾는 고객이 점점 줄고 있다"며 "고객에게 무료로 달력을 제공하고 정을 나누는 은행 만의 문화가 있었는데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