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사립대 반발에 멈칫
  • ▲ 공주대학교가 2012년 상표 출원한 '충남세종대학교'에 대한 특허청의 거절결정서. ⓒ뉴데일리경제
    ▲ 공주대학교가 2012년 상표 출원한 '충남세종대학교'에 대한 특허청의 거절결정서. ⓒ뉴데일리경제


    지방소재 한 국립대학이 유명 사립대 '교명'과 유사한 학교 명칭을 상표권으로 출원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그동안 국립대들은 지역 대표성 등을 이유로 지명을 교명으로 사용 중인 사립대와 유사한 상표권 출원을 수차례 시도하면서 잡음을 일으켰다.

    29일 특허정보넷 키프리스 등에 따르면 국립대인 공주대학교는 2012년께 △충청세종대학교 △충남세종대학교 등 2건에 대한 상표권을 출원, 이듬해 특허청은 거절 결정을 내렸다.

    공주대가 출원했던 충청세종대 등은 충청·충남 지역명을 제외하면 사립대인 세종대학교와 사실상 동일한 교명이었다.

    당시 특허청은 "일반 수요자로 하여금 서비스업 품질을 오인, 혼동케 하거나 수요자 기만의 우려가 있어 등록을 받을 수 없다"고 해당 상표권의 등록 거절 사유를 밝혔다.

    2000년대 초반 지역주민 등이 공주대 교명은 지역명이 아닌 제3의 명칭을 사용해야 한다며 강조했다. 이후 공주대는 교명 변경과 관련해 20여건의 상표권을 출원했지만 상당수가 거절 결정이 내려졌고 일부만 등록, 충남세종대 등을 출원하면서 기존 사립대 교명을 자신들의 지식재산권으로 확보하려 했다.

    앞서 국립대들이 사립대 교명을 침해하는 시도가 여러차례 있었다.

    국립 한경대학교는 2008년 사립대인 경기대학교와 유사한 국립경기대학교, 경기도국립대학교, 국립경기도대학교 등의 상표권을 출원해 논란을 빚었고 결국 법적다툼으로 이어졌다.

    경기대가 승소했지만 '경기' 명칭을 노리던 한경대는 또다시 한국경기대학교, 경기도대학교 등을 출원하는 대담성을 보이기도 했다. 한경대의 이 같은 행동은 등록 '거절' 결정으로 무산됐다.

    국립 경상대학교는 '경남국립대학교' 상표 출원을 진행하면서 논란이 있었다. 사립대인 경남대학교와 유사한 명칭으로 출원을 강행한 것이다.

    결국 경남대 측의 반발 속에 경상대의 '경남국립대' 상표는 등록되지 못했고 분쟁만 일으키는 무책임한 결과만 내놓았다.

    타 대학과 유사한 교명을 상표를 출원한 것에 대해 공주대 측은 '행정구역' 개편을 꼽았다. 2012년 7월 세종시가 출범하면서 이를 교명으로 담기 위한 시도였다는 것이다.

    공주대 관계자는 "예전에 교명 변경을 진행한 바 있다. 여러 상표를 출원했었다. 행정구역상 세종시가 나오자 이를 교명에 포함하려던 것이다. 교명 변경 작업이 있었고 여러 상표 중 선택하려 했는데 지명을 포함시키다 보니깐 그렇게 된 거 같다"고 말했다.

    특허청이 공주대의 충남세종대, 충청세종대 상표 출원을 거절하면서 교명 침해 시도가 일단락됐지만, 국립대가 이미 사용 중인 사립대 교명을 침해하려는 정황이 또다시 드러난 셈이다.

    세종대 측은 "특허청에서 거절 결정을 했다니 다행이다. 만약 등록됐다면 무효심판 등의 절차를 밟았을 것이다. 국립대가 책임 있는 행동을 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