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이율 내린 주요 생보사, 저축성보험 판매 급감
  • 현대라이프생명이 올 상반기 3%의 공시이율을 앞세워 저축성보험 판매를 대거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1년간 동일한 공시이율을 바탕으로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상품 판매) 등 다양한 판매 채널에서 영업력을 확대한 결과다.

    30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라이프의 올 상반기 일반계정 저축성보험 신계약 건수는 2만3650건으로 지난해 상반기(1만4263건) 대비 65.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계약 보험료는 6943억원에서 1조1273억원으로 62.4% 늘었다.

    높은 공시이율을 제시해 고객 수요가 늘어난 점이 저축보험 실적 증가의 주 배경이다. 공시이율은 금리연동형 보험상품에 적용되는 이율이다. 공시이율은 매달 변동되며 공시이율이 하락하면 보험 가입자가 만기에 받는 환급금은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공시이율이 높으면 보험 상품 판매 과정에서 마케팅 포인트로 작용하게 된다. 저금리로 인해 고객들이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현대라이프가 비교적 높은 공시이율을 앞세워 저축성보험 판매에 경쟁적으로 뛰어들었다는 평가다.  

     
    실제 대면채널 등에서 저축보험을 판매하는 9개 생보사들은 지난해 6월 공시이율이 3% 수준이었지만 올해 6월에는 평균 2.88%로 낮췄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라이프는 올해 6월 유일하게 작년과 동일한 3%를 적용한 것. 주요 보험사들의 공시이율이 올해 6월에 2.6~2.9%대로 낮아진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인 셈이다.

    현대라이프가 판매 채널을 늘린 점도 저축보험 신계약 증가에 영향을 줬다. 현대라이프는 기존에 대면채널에서 저축성보험을 판매해 오다가 올해 초 방카슈랑스 채널에 발을 담갔다. 지난해 대만 푸본생명을 2대 주주로 맞으면서 상품 라인업과 더불어 판매 채널 확대를 추진했기 때문이다. 저축보험은 보험사들이 단기간 내 자산 규모를 늘리는 데는 도움이 된다. 현대라이프는 다양한 판매 채널을 통해 보험료를 거둬 몸집을 불리고 이를 굴려 이익을 내려는 전략이다.  

    그런가하면 공시이율을 낮춘 생보사들은 저축성보험 신계약 실적이 급감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6월 3.3%에서 올해 6월 2.67%로 1년새 0.63%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생명 저축성보험 신계약건수는 지난해 상반기 3만4535건에서 올해 상반기 1만6095건으로 53.4% 감소했다. 


    대형 생보사도 공시이율이 일제히 낮아지면서 저축성보험 신계약 실적이 나빠졌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올해 6월 공시이율이 작년 6월 대비 각각 0.45%포인트, 0.28%포인트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생명은 올 상반기 신계약 건수가 지난해 상반기 대비 40.4% 줄었고 같은 기간 교보생명은 31.1%, 한화생명은 29.3% 감소했다.  

    한편 11월 현재 현대라이프생명의 저축보험 공시이율은 2.63%를 기록했다. 대형 생명보험회사들의 저축보험 공시이율은 한화생명 2.63%, 삼성생명 2.61%, 교보생명 2.6%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