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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데일리
통합증권사 출범을 한 달 남긴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이 모두 통합 이전에 조직슬림화를 단행한다.
통합을 눈앞에 두고 양사 합계 400명에 이르는 직원들을 한번에 정리한 것은 통합 KB증권이 지점을 통한 영업보다는 온라인과 KB국민은행과의 연계영업에 촛점을 맞췄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에 이어 KB투자증권도 150~200여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할 계획이다.
앞서 현대증권이 지난달 희망퇴직을 실시키로 결정해 총 17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바 있으며 KB투자증권 역시 희망퇴직 신청 자격과 보상조건, 일정 등을 확정해 오는 6일 심의·대상자를 확정 한다.
KB투자증권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직원수는 581명이다. 현대증권과 비슷한 규모로 희망퇴직을 단행한다면 KB투자증권 직원 3명 중 1명, 계약직 직원만을 기준으로는 90%가 회사를 떠나게 되는 셈이다.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행보는 합병을 앞둔 시점에서 노조 반발이나 업계 시선 등을 의식해 구조조정에 신중한 통상적인 업계 흐름과 반대된다고 볼 수 있다.
반면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이 내부 직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조직슬림화를 단행하는 것은 통합 이후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현재 KB금융의 경영 전략은 '계열사간 시너지'다. 특히 은행과 증권 구분 없는 복합 영업을 추진하면서 은행 중심의 포트폴리오 탈피를 꾀하고 있다.
이미 KB금융은 현대증권을 인수하면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를 롤모델로 삼았다.
메릴린치증권 인수한 BoA는 WM과 CIB를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했고, KB금융 역시 현대증권을 통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KB금융의 전략 사업인 WM과 CIB 역량 강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미 통합 KB증권은 KB국민은행 창구를 통해 증권상품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복합점포를 통해 은행·증권 통합형 자산관리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존 현대증권 창구에서도 KB자산운용 상품을 판매하는 등 교차판매를 확대해 시너지를 높일 계획이다.
전국으로 확대 중인 은행·증권복합점포 신모델 WM라운지의 경우 3~5명의 PB직원으로만 구성된 증권영업소로 인력에 대한 부담이 없으면서도 효율적인 고객유치와 관리가 가능한 곳이다.
이처럼 출장소 116곳을 포함해 전국에 총 1118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 KB국민은행의 네트워크 활용을 계획 중인 KB증권 입장에서는 통합 이후 자체 지점 및 직원 숫자가 오히려 많은 것으로 판단해 희망퇴직 단행을 결의해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점을 활용한 영업보다는 온라인을 강화해 브로커리지 실적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도 강력하다.
현대증권은 고객 연령대가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온라인 실적이 크지 않았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통합 KB증권 출범을 기점으로 온라인 브로커리지 시장에 본격 뛰어들어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라며 "온라인 브로커리지 실적은 은행과의 연계를 통해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통합 KB증권은 출범 이후에도 퇴직 유도 움직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KB금융이 현대증권 인수 이후 실사 등을 통해 인력과 사업성에서의 비효율적 요소를 다수 발견했다"며 "은행과의 복합점포·온라인 브로커리지 사업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을 경우 조직슬림화 작업을 추가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