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이어진 '빗나간 장밋빛 전망'에 올해는 최대한 '조심'상단 2350·하단 1850…"여전히 대외 정책변수가 좌우할 것"
  • ▲ ⓒ뉴데일리DB
    ▲ ⓒ뉴데일리DB

    내년 코스피 예상치를 두고 증권사들의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예년과 달리 박스권 탈출에 대해 최대한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말을 앞두고 '박스피 탈출'에 대한 기대감을 투자자들에게 심어줬던 증권사들이지만 매년 예상이 빗나가 비난을 받아온 상황에서 전망 설정에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년 코스피 전망을 제시한 증권사 중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가 내년 예상 코스피 최고점으로 2350을 제시해 현재 최고치다.


    가장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은 증권사는 교보증권과 하이투자증권으로 2200을 제시했지만 역시 수년째 지속 중인 박스권을 깰 것이란 증권사들의 기대는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대다수 증권사 모두 박스권 돌파를 자신있게 전망하고 있는 증권사는 없다.


    내년 증시를 두고도 박스피 탈출의 기대를 담은 전망치가 제시되고 있지만 매년 연초에 짧은 랠리 이후 2분기 이후부터는 급격히 추세가 꺾이며 박스피 탈출이 번번이 좌절되고 있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내년 코스피 밴드 전망 중 하단을 1900 미만으로 잡은 증권사가 속출하고 있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IBK투자증권이 1850을 내년 코스피 하단으로 잡은 것을 비롯해 삼성증권, 동부증권이 1860, 신영증권이 1890으로 하단을 설정했다. 메리츠종금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하단 예상을 하지 않았다.


    내년 박스피 탈출을 자신하지 못하는 가운데 기업이익의 견조한 개선 등 일정 조건이 충족된다는 전제가 뒷받침 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상반기와 하반기 전망도 엇갈린다. 메리츠종금증권과 신영증권은 '상저하고'를 예상한 반면, 동부증권은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의 경우 내년 2∼3분기에 프랑스 총선과 대선(4월), 독일 총선(6월), 미국 추가 금리 인상, 유럽중앙은행 테이퍼링 등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점을 들며 U자형 흐름을 예상했다.


    결국 내년 코스피도 대외 변수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과 트럼프 시대를 맞은 정책변화가 국내 증시의 흐름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내년에 프랑스와 독일이 선거를 치르고 중국은 2기 지도부 출범을 앞뒀다"며 "미국을 뺀 주요국에서 재정 확대 정책의 본격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는 한국 수출에서 잠재적인 걸림돌이라며 비관적 전망을 하는 근거를 댔다.


    국내 기업이익 개선 추세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시총 상위종목의 선전과 코스피 박스권 탈출이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분석했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코스피 상장사 순이익이 기본적으로 98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제시하면서도 삼성전자 실적이 좋으면 100조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상당수 증권사는 코스피 상장사의 전체 순익이 올해 95조∼97조원에서 내년에 100조원을 처음 돌파할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는 제약과 중소형 바이오주가 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는데 이들이 코스피 전체를 이끌어가기에는 규모적인 측면에서 역부족이었다"며 "대장주 삼성전자를 비롯해 자동차·IT 등 시총규모가 큰 종목들이 내년에 얼마나 힘을 받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