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현대·신세계·SK네트웍스·HDC신라면세점, 특허권 두고 정면 충돌
보안 강화 속 특장점 내세워 PT 준비 中
보안 강화 속 특장점 내세워 PT 준비 中
-
3차 면세점 대전의 승자가 17일 오후 발표된다.
관세청이 17일 오후 최종 면세점 사업자를 선정하면서 이번 입찰에 참여한 롯데, 현대, 신세계, SK네트웍스, HDC신라 등 총 5개 기업은 마지막 관문인 PT(프레젠테이션) 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은 15일부터 2박 3일간의 심사를 진행해 최종 결과를 17일 오후 8시께 발표한다. 하이라이트는 17일 오후 서울 대기업 면세점 특허의 당락을 가를 PT 및 심사위원의 질의응답이다.
이번 특허가 사실상 면세점을 추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만큼, 참여 기업들은 PT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발표자 및 전략에 대해 보안 수위를 높이고 있다.
PT는 현대백화점, HDC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SK워커힐면세점, 롯데면세점 순으로 진행된다. 순서는 각 기업의 실무자들이 모여 제비뽑기로 결정됐다.
업체들은 5분간의 발표 이후, 20분간의 질의응답을 받는다. 각 업체별 최대 3명이 PT에 참여할 수 있다.
가장 먼저 PT를 진행하는 현대백화점은 최근 승진한 이동호 신임 부회장의 참석만 확정된 상태로 나머지 두 명의 발표자는 비밀에 부치고 있다. 다만 지난해 초 영입한 전봉식 상무가 유력한 발표자로 꼽힌다.
이 부회장과 전 상무 모두 지난해 열린 1차 면세점 입찰 당시 참여했던 경험자로 지난해 면세점 특허 획득 실패를 직접 경험해본 인물들이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PT에서 대형 럭셔리 면세점이라는 점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을 지난해보다 규모를 대폭 확충해 면세점 입찰에 재도전한다. 실제로 면세점 부지를 지난해 7월 면세점 특허 당시 2개 층 (약 1만㎡)보다 약 17%가량 늘린 3개 층 (8~10층)으로 확대했다.
3차면세점 입찰에 참여한 기업 중 유일하게 면세 사업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강하게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청은 이번 신규 면세점 입찰 취지 중 하나를 새로운 사업자 진입을 통한 선의의 경쟁 촉발로 밝힌 바 있다. 현대백화점은 이점을 적극 어필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30년 넘게 국내 최고급 백화점을 운영한 유통전문그룹으로서의 역량과 시너지를 결합해 고품격 대형 럭셔리 면세점을 구현할 것이다"고 말했다.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의 합작사인 HDC신라면세점은 이길한, 양창훈 공동대표가 이번 PT에 참석한다. 나머지 한 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양창훈 공동대표는 1차 면세점 입찰 당시 직접 PT를 진행해 사업권 획득에 성공했던 인물이며, 이길한 대표는 이번 PT가 처음이다.
PT에서 HDC신라면세점은 'IT융복합 체험형 면세점'이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어필할 예정이다. 특히 호텔신라가 삼성家라는 점을 활용해 삼성의 기술을 총동원한다.
HDC신라면세점이 부지로 내놓은 삼성동 아이파크타워에는 삼성전자의 5세대 통신을 활용한 융합현실(MR, Merged Reality) 기술과 삼성SDS의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와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빅데이터 활용) 기술이 적용된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관광객은 이색적인 체험이 가능하다. 일례로 면세점을 방문한 관광객이 자신의 간단한 취향만 입력하고 'MR 피팅룸'에 들어서면 인공지능이 '의뢰인'에 가장 적합한 패션을 단번에 코디해 준다.
HDC신라면세점 관계자는 "PT에서 강조할 부분은 명료하다"면서 "IT융복합 체험형 면세점을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20~30년 후에도 지속 가능한 미래형 면세점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이다"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대표, 손영식 신세계디에프 부사장, 임승배 신세계디에프 상무가 발표에 참석한다.
성 대표는 지난해 열린 1차와 2차 면세점 PT에 모두 참여했고, 임 상무는 2차 면세점 PT에 참석해 면세점 유치를 이끌어낸 인물이다. 손 부사장은 이번 PT가 처음이다.
신세계는 명동점의 실적을 바탕으로 '역량'에 중점을 두고 이번 PT를 진행할 예정이다. 실제,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개점 100일 만에 일 매출 26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신규면세점 100일을 기점으로 가장 높은 매출이다.
신세계면세점 측은 현재 매출순으로 봐도 롯데면세점 소공점, 신라면세점 장충동에 이어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이 3위인 만큼, 이점을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심사위원들이 신세계가 실력 있는 면세 사업자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실력이 검증되고 약속을 지키는 면세사업자로서 대한민국 관광은 물론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SK네트웍스는 문종훈 SK네트웍스 대표, 박상규 SK네트웍스 워커힐 호텔총괄, 신좌섭 면세본부장이 이번 PT에 참여한다. 문 대표와 신 본부장은 지난해 1차면세점 PT를 진행해 탈락의 고배를 마셔봤던 유(有)경험자이며, 박 총괄은 이번이 처음이다.
SK네트웍스는 워커힐면세점이 경쟁사들과 달리 복합 리조트형 면세점으로 사업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워커힐면세점은 워커힐호텔을 메인으로 숙박 및 휴식을 즐기는 관광객이 주요 타켓 층으로 쇼핑몰처럼 운영되는 나머지 4개 기업과 성격이 판이하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경쟁기업들과 면세점 성격이 다르고 명품 관광을 오는 고객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며 "우리나라 랜드마크가 될 리조트 스파를 만드는 등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마지막으로 월드타워점 재오픈을 위해 이번 면세점 입찰에 참여한 롯데면세점은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이사의 PT 참석만 확정됐다. 나머지 두 명의 발표자는 박창영 기획부문장, 안대현 신규사업팀장이 유력한 후보로 점쳐진다.
장 대표와 안 팀장은 면세점 PT에 이번이 첫 참석이며, 박 부문장은 지난해 2차 면세점 PT를 진행한 바 있다.
롯데면세점은 이번 PT에서 월드타워점이 재오픈할 경우 안정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을 적극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이 3차 면세점 입지로 선정한 곳은 지난 6월까지 운영되다 폐점한 롯데월드타워점이다. 이곳은 월평균 방문 외국인 10만명, 일 평균 매출 20억원, 매출 기준 국내 3위 (연매출 6000억원), 연면적 규모 국내 2위 등 다른 후보군들에 비해 안정적인 입지 기반을 가지고 있다.
실적 신장률은 국내 매출 1위 롯데면세점 소공점을 넘어서기도 했다. 2015년 월드타워점 매출은 6112억원으로 전년 대비 26.79% 급증한 바 있다. 이는 매출 5000억원 이상 대형 매장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 증가율이다.
세계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샤넬, 에르메스, 루이뷔통이 바로 재오픈 가능다는 점과 2017년 4월 그랜드 오픈 예정인 초고층 빌딩 롯데월드타워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도 적극 알릴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은 PT에서 국내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22일 SM, JYP, YG 등 국내 11개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한류 발전과 국내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을 진행한 바 있다.
해당 협약으로 엔터테인먼트기업들은 롯데면세점에 모델 협조 및 홍보 등에 최대한의 지원을 약속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인지가 높은 한류 콘텐츠를 이용해 한류 문화와 면세사업 두 가지 육성을 동시에 키워나가겠다는 계산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롯데월드타워점은 폐점하기 직전까지 전체에서 매출 3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해왔다"라며 "이번 면세점에 목표인 관광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고 피력했다.
한편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입찰 결과는 17일 오후 8시께 서면을 통해 통보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심사 결과는 지난 1, 2차 면세점입찰과 달리 사업자로 선정된 업체 이름은 물론, 총점 및 세부항목별 점수까지 투명하게 공개된다.
평가 항목은 법규준수도, 재무건전성, 경제·사회발전 공헌도, 기업이익 사회환원 정도 및 상생협력도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