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이월 모집에 성패 달려
  • ▲ 교육부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전국 9개 대학의 수시모집 평단 전형 대부분이 정원 미달을 기록했다. 평단 사업에는 10개교가 선정됐지만 이화여대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을 놓고 학생들 반발에 이대를 제외한 총 9개교만 모집에 나선 바 있다. ⓒ뉴데일리경제
    ▲ 교육부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전국 9개 대학의 수시모집 평단 전형 대부분이 정원 미달을 기록했다. 평단 사업에는 10개교가 선정됐지만 이화여대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을 놓고 학생들 반발에 이대를 제외한 총 9개교만 모집에 나선 바 있다. ⓒ뉴데일리경제


    올해 9월 실시된 2017학년도 수시모집에서 교육부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 선정 대학들이 기대 이하 성과를 기록했다.

    평단 사업 관련 전형에서 상당수 대학이 1대 1 미만의 경쟁률을 기록, 모집인원만큼 지원자를 채운 대학들도 미등록자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정시모집에서 정원 충족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올해 300억원이 투입된 평단 사업에는 지난 5월 대구대, 명지대, 부경대, 서울과학기술대, 인하대, 제주대 등이 6개교가 선정된 뒤 올해 7월께 동국대, 이화여대, 창원대, 한밭대 등 4개교가 추가됐다.

    평생학습자를 위한 고등교육기관의 역할을 강조한 교육부는 평단 사업을 추진했고, 최종 선정된 전국 10개 대학은 재직자 등의 수요를 고려한 학과를 개설했다.

    하지만 올해 7월 이화여대 학생들이 대학 본관을 점거한 뒤 평단 사업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냈고, 잇따른 반발에 이대는 사업 철회를 결정했다.

    결국 전체 9개교가 평단 사업에 참여하면서 약 1500명을 선발하는 수시모집이 진행됐다. 모집 결과 평단 관련 전형은 미달이 속출했다.

    2017학년 수시모집 마감 후 종로학원하늘교육이 분석한 자료에서 명지대(1.35대 1), 창원대(1.11대 1) 등 2개교만 평단 모집 인원을 채웠다.

    대구대가 0.15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고 제주대(0.32대 1), 동국대(0.38대 1), 부경대(0.66대 1), 한밭대(0.70대 1), 서울과기대(0.78대 1), 인하대(0.89대 1) 등 7개교는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이들 대학은 평단 사업과 관련한 홍보가 부족했다고 평가했지만, 대학가에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높았다.

    사이버대, 한국방송통신대 등 이미 평생교육 수요를 담당하는 교육기관 구성원은 교육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평단 사업이 시행된 것이라고 불만을 표시했고 학생 의견이 수렴되지 않은 채 진행된 사업이라는 의견이 오르내렸다.

    한 사이버대 관계자는 "학교당 수십억원이 투입된 평단 사업이 제대로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이미 평생교육 수요를 사이버대에서 담당하고 있다. 평생학습자를 위한 교육 과정이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채 오프라인 대학 중심으로 진행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A대학 관계자는 "이화여대 사태로 평단 사업에 대한 시각이 좋지 않았다. 재직자전형 등이 운영되는 상황에서 정원을 채울 수 있을지 싶기도 했다"고 말했다.

    평단 사업 참여 대학 중 동국대·인하대 등 수도권 소재 대학들도 지원 인원이 모집 정원보다 적었고, 경쟁률 1대 1을 넘긴 대학도 겨우 넘긴 수준이라 수요 예측이 빗나간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교육부는 "수시, 정시와 구분 없이 평단 모집을 시행한다. 정시에서 많은 성인학습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대학별 수시모집 합격자 등록이 진행 중인 가운데 평단 사업 관련 학과 모집 인원을 채운 명지대, 창원대는 중복 합격, 자격 미달 등으로 인해 정시에서도 학생 선발에 나설 분위기다.

    명지대 관계자는 "수시모집 평단 전형 합격자의 최종 등록이 이달 말까지다. 이후 정원은 정시에서 선발한다. 충원 여부는 기다려봐야 할 거 같다. 중복 지원, 미자격 등을 고려해야하는 상황이라 (수시에서 정원 충족을) 안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창원대 관계자는 "지원자 중에서 합격하지 않은 이들도 있어 모집인원만큼 채우지 못했다. 수시에서 타 대학도 합격할 수 있어 사실상 등록을 받아봐야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수시모집 지원 횟수는 6회로 제한된다. 정시의 경우 수시의 절반 수준인 3회로 지원폭이 적어 중복 합격 가능 대학도 준다. 이에 평단 사업 참여 대학의 성과는 2017학년도 정시모집 원서접수가 마감되는 내년 1월4일 이후에서야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동국대 관계자는 "평단 관련 학과를 안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시모집에서 정원을 충원할 수 있도록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대구대 측은 "평생학습자 중에는 관심을 가지지 못하면 평단 사업을 잘 모르는 경우가 있어 대면 접촉 등을 통해 지원률을 올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시모집까지 기간이 있어 미달되지 않도록, 많이 알리는데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평단 사업 1개교당 30억원 내외의 예산을 지원했다. 수요 조사 등을 통해 사업 참여 대학을 선정했고, 정시 때 충분히 충원하지 않을까 싶다. 정원을 채우지 못하더라도 예산 삭감 등의 페널티는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