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유행형과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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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강타한 H5N6형과 다른 유형으로 확인돼 방역당국을 긴장하게 한 H5N8형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는 쇠오리에 의해 올해 새롭게 유입된 것으로 방역당국이 결론 내렸다.
지난 2014~2015년 국내에서 발생했던 유형과 유전자 상동성이 4%포인트 이상 차이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방역당국은 국내에 남아 있던 바이러스가 재발한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올해 4월 마지막으로 H5N8형 AI가 확인됐던 지역이 경기였던 만큼 국내에서 재발해 변이를 일으켰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21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충북대학교 연구팀이 경기 안성천에서 연구 목적으로 채취한 분변에서 검출된 H5N8형 고병원성 AI는 쇠오리에 의해 국내에 유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쇠오리는 시베리아 등지에서 번식하고 한국·일본·태국·중국 남부·인도 등지에서 겨울을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역본부 설명으로는 현재 인도와 네팔 등지에서 쇠오리에 의해 전파된 AI가 유행하고 있다. 안성천에서 채취한 분변 시료의 유전자가 이들 지역에서 발표한 것과 유사하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는 2014~2015년 H5N8형 고병원성 AI가 확산해 큰 피해가 발생했다.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 탓에 발견이 늦어져 피해가 커졌고 방역도 장기화했다.
검역본부는 이번에 발견된 유형은 2014~2015년 유행했던 것과는 유형이 다르다고 결론을 내렸다. AI 바이러스를 구성하는 8개 유전자 중 대부분이 기존 것과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대부분 유전자에서 유전자 상동성이 기존 것과 4%포인트 이상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2014~2015년 유행했던 H5N8형은 고창형과 부안형으로 세부유형을 구분했는데 당시 유전자 상동성이 3%포인트쯤이었다"고 부연했다. 유전자 상동성이 더 큰 차이를 보이므로 국내 잔존 바이러스의 재발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국내 남아 있던 바이러스가 재발해 변이를 일으켰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올해 3~4월 국내에서 H5N8형 고병원성 AI가 2건 검출됐는데 해당 지역이 경기지역으로 연관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올해 마지막으로 H5N8형 AI가 확인된 농가는 지난 4월5일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면의 오리 농가였다. 안성천 분변시료를 수거한 곳과는 직선거리로 52㎞쯤 떨어졌다.
서상희 충남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는 "유전자형이 차이 난다는 것은 철새에 의해 새로이 유입됐거나 국내에서 재발한 바이러스가 재조합을 통해 변이됐을 수 있다"며 "같은 경기 지역에서 H5N8형이 확인된 만큼 국내 재발 가능성을 무시할 순 없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현재 독일 등 유럽에서 간간이 발생하고 있는 H5N8형이 2014년 우리나라에서 재조합된 뒤 (철새에 의해) 다른 나라로 전파됐다는 게 전 세계 과학자들의 판단이므로 자세히 검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AI 바이러스가 재발해 변이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