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연구소 “내년에도 조선·해운 어렵다”

내년에도 조선, 해운, 의류, 섬유 산업은 어렵다는 진단이 나왔다. 반면 반도체 산업은 3사의 과점체제 속에 안정적 성장이 예상된다는 평가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3일 2017년 산업 전망을 발표하고 산업 자체의 경기 사이클을 고려해 종합적인 평가를 정령화해 이를 온도계 형식의 스펙트럼으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조선, 해운, 의류, 섬유 산업은 위험도가 높은 적색 영역에, 철강, 기계 비철금속, 디스플레이, 건설 등 4개 업종은 주황색 영역에 위치했다.

하나금융연구소 이주완 연구위원은 “경기 사이클, 공급과잉, 중국 내 구조조정, 미국 대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조선과 해운이 가장 바닥에 위치한다”며 “의류, 섬유, 등 2개 업종도 스펙트럼 상 적색 영역에 있어 위기 상황이라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일단 연구소는 내년 한국 경제와 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 이슈로 △만성 공급과잉 △중국 내 산업 구조조정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따른 영향 등 3가지를 꼽았다.

이 중 미국 대선에 따른 영향이 가장 광범위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유는 트럼프 차기대통령의 정책 노선이 기존 오바마 행정부와 상반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연구소의 진단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가 들어설 경우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은 건설이 유일하며 나머지 업종은 부정적이거나 중립적이다.

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자국 내 산업 구조조정 역시 국내 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은 경기부진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석탄, 철강, 조선, 정유 등 만성적인 공급과잉 산업에 대해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특히 밀어내기 수출이 확대되고 있는 정유 산업은 국내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반면 구조조정이 일단락되고 있는 철강은 중국의 생산량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국내 기업에게 긍정적인 소식이다.

하지만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소재 및 중간재 수출 감소가 예상돼 전반적인 대중 수출 감소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안정적인 파란색 영역에 위치한 산업은 반도체, 휴대폰, 음식료, 석유화학 등이다.

하나금융연구소 이주완 연구위원은 “반도체는 과거 기업의 PC 교체 주기 등 특정수요 의존도가 높았으나 지금은 수요가 다양하기 때문에 수요 부진에 따른 영향은 거의 없다”며 “결국 공급 요인에 의해 경기 사이클이 결정되는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3사의 과점체제가 확고해 이전과 같은 심각한 공급과잉이 재발할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졌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