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휘발유 1.4%·경유 2.8% 올라… 2013년 7월 이후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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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었던 저유가 시대가 끝나면서 지난달 휘발유와 경유 등 자동차 연료비가 41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는 본격적인 기름값 상승의 예고탄으로, 향후 가계의 자동차 연료비 부담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휘발유 소비자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4% 상승했다. 경유는 2.8%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 휘발유와 경유 소비자 가격이 오름세를 보인 것은 무려 41개월 만이다.
휘발유 소비자가격은 2013년 7월 1.7% 상승을 끝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후 지난해 11월까지 마이너스 증가세를 이어갔다.
경유 역시 2013년 7월 0%로 제자리걸음을 한 것을 마지막으로 휘발유와 같은 흐름을 나타냈다.
연간 기준으로 휘발유 가격은 2013년 3.2% 하락한 것을 시작으로 2014년 4.8% 이어 2015년에는 무려 17.3% 떨어졌다. 지난해에도 7.0%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유 역시 2013년 -4.4%, 2014년 -5.1%, 2015년 -20.5%, 2016년 -9.0% 등을 기록했다.
휘발유와 경유 소비자 가격이 수년간의 하락세를 끝내고 상승 전환한 것은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지난해 9월 원유 감산에 합의하면서 강세를 보이기 시작한 국제유가는 러시아와 멕시코 등 비 OPEC 산유국이 동참하면서 급등세를 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40달러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다가 지난해 12월 2일 50달러대에 올라섰다. 이후에도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이면서 지난 6일(현지시간) 기준 54.25달러를 나타냈다.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57.10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53.99달러까지 상승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둘째 주 ℓ당 1408원이었던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 평균은 올해 1월 첫째 주 1491원으로 80원 이상 급등했다. 경유는 같은 기간 ℓ당 1203원에서 1285원으로 올랐다.
서울 지역 휘발유 가격 평균은 이미 지난 9일 기준 1613원으로 1600원대에 올라섰다.
국제유가 상승이 시차를 두고 국내 휘발유·경유 등의 제품 가격에 반영되는 만큼 당분간 국내 주유소 기름값 상승세는 멈추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지난 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작년 1%대에 이어 올해도 1%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제유가 상승으로 휘발유 가격 부담이 있고, 달걀과 콩, 신선채소 등 장바구니 물가가 많이 올라 걱정"이라며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며 관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