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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 시대가 지속되면서 자동차 트렌드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대세였던 디젤(경유)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는 양상이다.
1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연료별 자동차 신규 등록을 비교한 결과, 승용차의 경유 비중이 7월 46.9%에서 8월에는 45.6%로 1.3%p 감소했다.
연간으로 보면 그동안 디젤의 강세는 확연했다.
승용차 신규 등록 중 경유 비중은 2010년 18.5%, 2011년 20.7%, 2012년 27.0%, 2013년 32.4%, 2014년 38.6%를 기록했다. 매년 5% 가량 꾸준이 증가했다.
디젤 인기는 SUV를 넘어 승용 부문에서도 뜨거웠던 셈이다. 하지만 승용차에서 경유 비중이 소폭이나마 감소한 것이다. 1~8월까지 누계로는 52.4% 비중으로 여전히 높다.
이같은 변화는 저유가가 장기화되면서 경유 차량에 대한 메리트가 약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381원 수준이다. 경유 가격은 1152원 가량이어서 약 200원 차이에 불과하다. 상대적으로 경유 차량 가격이 휘발유 차량보다 비싼 것을 감안하면 기름값 메리트가 많이 희석된 것이다.
통상적으로 경유 차량은 가솔린에 비해 정숙성과 승차감이 미흡하다. 하지만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 차이 꽤 있었기 때문에 경유를 선택하는 고객들이 많았다. 연비도 좋고 기름값도 싸니 경제성 측면에서 유리했다.
그러나 유가 하락이 경유 차량 인기에도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디젤 모델이 잘 팔렸던 것은 유지비(기름값)가 적게 들고 연비가 좋기 때문인데, 최근 유가가 너무 많이 떨어져서 가솔린 대비 디젤의 강점이 희석된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사건도 디젤 판매에 악재가 됐다는 관측도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폭스바겐코리아는 대규모 할인 행사로 오히려 차량 판매를 늘려 세간의 눈총을 사기도 했다.
한편, 국산차 중에서는 현대차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 등이 대표적인 승용 디젤이다. 기아차는 K3, K5, K7 등에 디젤 엔진이 얹혀져 있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말리부 디젤의 판매를 중단했고, 르노삼성은 SM3와 SM5가 디젤 간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