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작년 순익 1조9403억, 국민은행의 2배KB금융 비은행 전열 재정비 끝·역습 기대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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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신한과 KB의 진짜 경쟁은 지금부터다. 실적 보증수표인 은행을 발판삼아 증권-카드-보험사에 한 판 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신한금융, 2조7748억 순익으로 KB에 '압승'…은행 막판까지 저력 과시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2조7748억원을 거둬들였다. 전년 대비 17.2% 증가한 수치다.
3조원을 돌파했던 2011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리딩뱅크로 굳건히 자리매김했다.
리딩뱅크 사수의 주인공은 바로 신한은행이었다. 매분기 큰 부침없이 고른 성장세를 이어간 덕분이다.
은행은 지난해 1분기부터 순익 5700억원을 기록하며 경쟁사를 따돌리고 공격적인 행보를 펼쳤다.
2·3분기에도 4500억원이 넘는 순익을 유지했고, 계절적 비수기로 꼽히는 4분기에도 428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는데 성공했다.
반면 국민은행은 상반기 3000억원 대의 수익을 거두는데 그쳤다.
4분기에는 대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희망퇴직에 발목이 잡혀 2007억원 적자까지 기록했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역시 4분기 각각 1554억원, 1263억원의 순익을 내며 앞선 분기보다 실적이 대거 쪼그라들었다.
신한은행만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대규모 당기순이익을 시현한 셈이다. 지난해 은행이 거둔 순익은 1조9403억원으로 2015년보다 무려 30.2%나 순익을 끌어올렸다.
◆ 신한-KB금융, 올해 비은행 순익이 실적 판가름
올해 두 지주사의 승부는 비은행 부문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비은행 계열사 순익 부문에서도 신한금융이 앞서고는 있다. 지난해 1조507억원을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며 KB금융을 거뜬히 제쳤다.
KB금융은 4분기 완전자회사로 통합된 KB증권의 파생상품평가모델 통합 및 퇴직 비용으로 93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신한에 크게 뒤쳐졌다.
다만 속내를 살펴보면 신한금융도 웃을만한 상황은 아니다. 비은행 계열사 실적이 지난해보다 부진해서다.
실제로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1154억원의 순익을 내며 전년보다 무려 46.4% 줄어든 성적를 내놨다.
신한캐피탈과 신한BNP파리바의 당기순이익은 339억원, 93억원으로 2015년보다 각각 39.5%, 26.5% 감소했다.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는 신한카드만 유일하게 선방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7159억원을 거두며 전년 대비 3% 성장했다.
이처럼 신한금융 비은행 부문의 존재감이 뚜렷하지 못한 상황에서 KB금융의 역습에 대한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신한금융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기반으로 1위 자리를 지켜온 가운데 KB금융이 비은행 계열사 인수를 발판삼아 수익성 지표 개선 여지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KB증권 합병비용을 지난해 전부 털어낸 덕분에 올해 호실적 달성 기대감이 부풀어올랐고, KB손해보험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면 비은행 규모도 키울 수 있다.
이 같은 기대감은 벌써부터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KB금융은 6년 만에 신한을 누르고 은행 대장주로 우뚝 올라섰다.
13일 장중에도 여전히 KB금융은 주당 4만7450원으로 신한금융(4만6950)을 제치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KB금융이 지난해 4분기 KB증권을 100%자회사로 편입했고 올해 은행과 시너지를 내겠다고 대대적으로 밝힌 만큼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신한금융도 은행 대신 비은행 부문 실적에 포커스를 맞춰 리딩뱅크 사수에 총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