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사드 보복, 국가적인 차원에서 해결해야"롯데뿐 아니라 중국 진출 국내 기업 피해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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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부지(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제공한 롯데가 중국 보복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롯데는 경영혁신실을 중심으로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향후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개별 기업이 취할 수 있는 방법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에 협조를 요청하는 등 국가적·외교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랴오닝성과 저장성에 있는 롯데마트 매장 4곳이 최근 중국당국의 불시점검 영업정지 처분을 받고 영업을 중단했다. 단둥 롯데마트가 4일 소방법 위반으로 영업정지를 당한 것으로 확인된 데 이어 3곳이 추가로 늘어나는 등 제재를 받는 롯데 매장이 급속히 늘고 있다. 중국 롯데마트가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것은 진출 이후 10여년 만에 처음이다.현장 계도나 주의 조치로 개선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소방법으로 영업정지라는 강력한 제재를 가한 것이다. 사드 부지 교환 결정으로 미운털이 박힌 롯데에 대한 보복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대목이다.현재 롯데마트는 중국 전역에서 11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당분간 소방 점검이 계속이어지면서 추가로 영업중단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현지 일부 매체는 롯데마트가 곧 망할 것이라며 롯데카드 선불카드를 미리 쓰려는 중국인 고객들로 매장이 붐빈다는 허위 보도까지 쏟아내고 있다.◇대책마련 고심 중인 롯데, 해결 방안은?사드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날로 심화되자 롯데가 사드보복과 관련해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롯데는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5일 황각규 경영혁신실장 주재로 관련 계열사 임원들과 '중국 현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서 롯데는 그룹 계열사를 비롯한 중국 진출기업이 입게 되는 피해와 기업활동 위축과 관련해 정부에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기로 했다.더이상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을수 만은 없다는게 내부 판단이다. 이에 따라 롯데는 이날 산업자원통상부와 외교부, 금융위원회 등 사드와 관련된 정부부처에 중국 진출 기업의 피해와 기업 활동 위축에 대해 협조를 구하는 요청서를 발송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중국 내의 사업과 관련해 구체적인 방안을 촉구하고 나선 롯데는 해외 직원 6만여명 중 중국 고용인력이 2만명에 달하는 만큼 현지 직원 정서 안정화를 손꼽으면서 외교적인 문제는 국가 대 국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중국 내에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적발 사항을 수정한 뒤, 재점검을 요청할 계획이라는게 롯데 측 입장이다.롯데그룹 관계자는 "현지에서 중국인 고용인력이 2만여명에 달하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우리 정부에 협조를 요청해 외교 채널을 통한 관계 개선에도 나설 계획이다"면서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은 정부에서 나서서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민간기업이 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이어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하지 않는다면 사드 보복은 고스란히 민간기업에서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면서 "이번 요청이 정부 당국에 잘 전달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이번 사드 보복으로 인해 중국 소비자들의 2차 피해가 발생 할 수 있는 만큼 롯데는 이런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방침이다.◇적자보는 중국 사업 아예 철수설까지도 제기롯데의 이같은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중국 내 롯데 죽이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 내 반롯데 감정이 확산되면서 불매운동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실제로 중국 롯데 홈페이지는 7일째 마비 상태에 처해있다. 특히 중국 동북3성(랴오닝·지린·헤이룽장성의 통칭)의 중심도시인 선양을 중심으로 롯데 불매 시위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롯데는 2008년부터 '선양 롯데타운 프로젝트'를 가동해 총 3조원에 걸친 투자로 쇼핑몰, 호텔, 아파트 등 16만㎡ 규모의 사업장을 마련 중이지만 최근 사드 보복으로 인해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한편 일각에서는 이참에 중국 사업 자체를 철수하는 것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소방당국이 중국 롯데마트 매장 4곳에 대해 소방안정법 위반으로 약 1개월 간 영업정지를 처분했다"면서 "추가로 영업정지를 당하는 매장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번 중국에서의 보복 조치 강화로 롯데마트가 중국에서 철수하게 된다면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어 "롯데의 중국사업은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드 영향으로 매출 감소가 지속돼 적자 폭이 더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이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철수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해외 사업은 단기적인 성과를 바라보고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인 입장에서 중국 시장은 아직도 더 투자해야 할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롯데는 선양과 청도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며, 중국 사업에 심혈을 기울일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