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장애인·임산부 등 교통약자 1323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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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말 현재 노인·장애인·임산부 등 우리나라 교통약자 비중이 4명 중 1명을 넘어 전체 인구의 25.7%인 1323만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1년 새 18만명쯤이 늘었다.
교통약자가 살기 좋은 지역은 서울과 경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약자가 가장 이용하기 불편한 교통수단으로는 여객선이 꼽혔다. 버스는 교통약자의 발답게 이용률은 가장 높았다. 하지만 이용자 만족도는 이동편의시설이 열악한 여객선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지방을 중심으로 시설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대구·경북, 교통약자 살기 불편한 지역 오명… 개선 더뎌
21일 국토교통부는 전국 17개 시·도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6년 교통약자 이동편의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15년 말 기준으로 65세 이상 노인·장애인·어린이·임산부 등 우리나라 교통약자는 전체 인구의 25.7%인 1323만명으로 조사됐다. 2014년보다 18만명쯤 증가했다.
사회 고령화에 따라 65세 이상 노인이 678만명으로 교통약자의 51.2%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어린이, 영유아동반자, 장애인, 임산부 순이었다.
국토부가 전국을 대상으로 교통약자 교통복지지수를 평가한 결과 교통약자가 가장 살기 좋은 지역은 7대 특별·광역시 중에선 서울, 10개 시·도 중에선 경기가 각각 뽑혔다. 교통복지지수는 교통수단과 여객시설에 대한 장애인 전용 화장실·휠체어 승강설비 등 편의시설 설치 적합률, 저상버스 보급률 등 9개 지표를 평가한다.
서울(80.0점)은 교통시설 접근로 보행환경과 저상버스 보급률, 교통복지 행정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울산(68.8점), 광주(68.4점), 대구(65.6점)는 교통수단 기준적합 설치율, 접근로 보행환경, 보행자 관련 사고율에서 낮게 평가됐다.
10개 시·도 중에선 경기(80.0점)가 교통수단 기준적합 설치율과 보행자 사고율, 특별교통수단 보급률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전북(68.2점), 제주(64.2점), 경북(53.3점)은 접근로 보행환경, 보행자 사고율 등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낮은 점수를 받은 지방자치단체는 특별·광역시, 시·도로 나눠 격년으로 표본조사했던 2014년과 2015년 결과와 비교했을 때 계속 낮은 순위를 유지하는 특징을 보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두메산골이 많은 도 지역에는 민간사업자가 30년 전에 지은 버스터미널 등이 아직도 쓰이고 있다. 민간부문의 시설 재투자가 없다 보니 시설 개선이 더딘 편"이라며 "서울·경기 지역은 중앙정부에서도 관심을 두고 우선하여 투자하므로 교통복지 수준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여객선, 낮은 기준적합률 비해 만족도 높아… '표본의 오류'
실태조사에 따르면 교통약자는 외출할 때 도보(27.2%), 버스(24.6%), 자가용(14.8%), 지하철(13.0%) 순으로 교통수단을 이용했다. 접근성이 좋은 버스를 도시철도보다 자주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인은 버스, 도보, 자가용 순이었다.
이동편의시설의 교통약자 기준적합 설치율은 전국 평균 72.5%로 집계됐다. 버스·철도 등 교통수단 77.4%, 터미널·역사 등 여객시설 67.8%, 보도·육교 등 도로·보행환경 72.2%였다.
교통수단별 기준적합 설치율은 항공기(98.7%)가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철도(93.8%), 도시철도·광역전철(91.7%), 버스(85.3%) 순이었다. 배 나이 10년 이상 지난 선박이 대부분인 여객선(17.6%)이 가장 낮았다.
여객시설별로는 공공이 관리하는 도시·광역철도 역사(83.6%)와 철도역사(81.0%), 공항터미널(80.9%) 순으로 기준 적합률이 높았다. 반면 버스터미널(54.4%), 버스정류장(39.4%) 등은 낮게 조사됐다.
교통약자와 일반인 등 총 5123명을 대상으로 한 이동편의시설 이용자 만족도는 평균 63점으로 나왔다. 교통수단 66점, 여객시설 64점, 도로·보행환경 60점이었다.
교통수단별로는 항공기가 70점으로 가장 높았고 여객선이 62점으로 가장 낮았다. 버스는 66점으로 평균이었다.
교통약자가 가장 많이 타는 버스는 편의시설 적합률에서는 평균을 웃돌며 여객선과 67.7%포인트의 큰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정작 이용자 만족도에서는 4점밖에 차이 나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교통전문가들은 이를 표본의 오류라고 부른다"며 "여객선을 주로 이용하는 섬 주변 거주자나 출·퇴근자를 표본조사 대상으로 삼았는데 이들이 늘 이용하다 보니 여객선 이용에 큰 불편을 못 느끼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앞으로 여객선 편의시설에 대한 기준적합률을 높여나가는 과정에서 이용자 권리에 대한 홍보를 집중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며 "해당 지자체도 이 부분에 좀 더 관심을 두고 교통행정을 펼칠 수 있게 조례 제정이나 재정 투자 등을 독려할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시설별 만족도는 공항터미널과 도시·광역철도 역사가 각각 68점으로 높게 나왔다. 버스와 여객선터미널은 각각 60점으로 낮게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