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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투자가 계열사 KEB하나은행과 기업금융(IB) 사업 조직을 다시 통합키로 한 계획이 알려지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와 하나은행은 올 상반기 IB본부의 물리적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올 여름 을지로 신규사옥으로 이전하는데 IB본부만 하나금투로 분리해 옮기는 방식이다.
사실 하나금투가 은행과 사업부를 통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하나금융은 하나증권 시절 은행 IB 인력이 증권에 파견돼 업무를 수행하다가 2005년 대투증권을 인수한 뒤 이 같은 체계를 폐지했다.
그 후 2008년 하나대투증권과 하나IB증권이 합병되면서 매트릭스 조직(한 조직 구성원이 다른 조직에도 속하는 형태) 방식으로 IB 인력 통합을 재추진했다.
사업단위(BU, Business Unit) 체계로 각 계열사를 운영했던 당시 하나금융에서 하나대투증권은 자산관리BU를 맡고 있었으며 이 중 IB조직만 기업금융BU로 이관시켰다. 그러나 지난 2015년 매트릭스 조직체제 자체가 개편되면서 각 계열사별로 IB사업을 전개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IB사업 통합과 분리를 반복하면서 각 계열사별로 사업을 각자 챙기는 과정에 실적 경쟁 등 부정적 요인이 도드라졌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B사업부를 은행과 증권으로 분리하고 나서 계열사 간 실적 경쟁이 심화됐다”며 “서로 통합돼 있던 IB사업을 은행과 증권이 각각 담당하며 그룹 차원에서는 이득을 보지 못한 것으로 파악한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에 과도하게 의지하고 있는 이익 구조 해소도 하나금융의 과제다. 특히 지난 2015년 외환은행과 합병하면서 은행 순이익 의존도가 80%를 넘을 정도로 높아졌다. 합병을 통해 상대적으로 위축된 증권 등 타 계열사도 챙기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아울러 지난해 낮아진 하나금투의 IB 수익을 다시 올리기 위한 시도도 엿보인다.
2016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하나금투의 기업금융수수료 수익은 약 268억원으로 전년 366억원 대비 약 26% 감소했다. 인수주선수수료 수익도 약 228억원으로 전년 250억원 대비 8.8% 감소했다.
반면 하나금융투자 측은 이번 합병이 양사 간 시너지 효과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회사 관계자는 “올 초 박승길 하나은행 IB 본부장이 하나금투 IB그룹장을 겸직하게 되면서 보고체계를 효율화하기 위해 이번 통합을 결정하게됐다”며 “과거에도 은행과 IB업무를 결합해 진행했으며 IB 분야는 당시에도 비교적 시너지 효과를 냈던 분야”고 밝혔다.
또 “정확한 통합방식과 시기는 아직 논의 중이며 확정된 바는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