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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법적 근거가 없는 '기본료 폐지'를 강행하면서 소비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이통사와 논의해 개선된 인하방안을 수차례 보고해도 '기본료 폐지'에 대한 강경한 국정위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는 가운데, 주무부처인 미래부 역시 민간이통사에 기본료 폐지를 강제할 법적 권한이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따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의원들이 적극 나서 국정위의 '기본료 폐지' 압박에 대한 중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4차 산업 투자위축은 결국 소비자의 피해로 이어지는 만큼, 사실상 '찍어누르기'식 국정위의 초강경 '기본료 폐지' 움직임에 수긍할 수 밖에 없는 이통사의 목소리를 국민 대표 자격으로 대변해야 한단 지적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간 국정위는 미래부로부터 이전보다 개선된 통신비 인하 방안을 보고 받았지만 "아직 미흡하다"며 오는 주중 추가 보고를 받기로 결정했다.
이개호 국정위 경제2분과 위원장은 "기본료 폐지를 포함한 통신비 경감 공약에 압도적 지지가 있었던 만큼 공약 실행은 국민들의 준엄한 명령"이라고 말했다.
이에 미래부와 이통사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래부가 이통3사 임원을 소집한 후 의견을 모아 세번에 걸쳐 국정위 업무 보고는 통해 '기본료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지속 호소했음에도 불구, 국정위가 아예 이들의 얘기를 들으려 하지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아울러 국정위와 이통사 중간에서 입장을 조율해야 하는 미래부로써는 난감하기 이를데 없는 상황이다. 민간이통사에 기본료 폐지를 강제할 법적 권한이 없는데도 불구, 이통사들에게 '기본료 폐지'를 요구한다는 자체가 논리에 맞지 않는 처사이기 때문이다.
이통사들 역시 '통신 기본료 폐지'는 사실상 '통신기업은 이익을 내면 안 된다'는 논리로, 이는 시장경제 원리에 맞지 않는다며 첨예하게 국정위와 대립하고 있다.
실제, 새정부의 정책대로 월정액 1만1000원을 일률적으로 인하한 후 이통3사의 2014년 실적에 대입해 보면, 이통사의 영업이익 감소액은 2014년 기준 약 7조5000억원에 이른다. 이를 기존 영업이익에서 빼보면 기본료 폐지로 인한 적자 규모가 최대 5조4000억원에 달한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일부 업계에선 국회 미방위 소속의원들이 적극나서 기본료 폐지 등을 두고 국정위와 내부입장을 조율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정책 결정에 있어 권력 최상위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국정위가 '찍어누르기'식 행보를 지속해 보인다면, 이통사들은 '울며겨자 먹기'식 기본료 폐지에 수긍을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소비자들의 후생을 위한다는 명분을 내걸었던 '통신 기본료 폐지' 정책이 결국엔 5G, AI 등 4차 산업 투자위축으로 이어져 결국 소비자가 그 피해를 떠안게 되는 만큼, 국민의 대변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미방위 의원들이 현재 중재에 나서고는 있으나, 현 정권에 눈치를 보느라 전 의원들이 단합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통신비 기본료 폐지 정책이 기존 소비자들에게 유리한 것처럼 보여질 수는 있으나, 거시적으로 국민경제나 국가의 가치 생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건 이미 의원들이 다 알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정위가 당장 기본료 폐지를 하겠다고 결정해도 이는 국회 등을 거쳐 현실성 검토를 거친 뒤 정해지는 것이니 만큼, 미방위 의원들이 논의를 거쳐 단합된 행동으로 국정위의 자제를 요청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이 문제가 장기화돼 관련 시장에 혼선만 야기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