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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강관 1,2위 업체인 세아제강과 현대제철이 강관 투자에 대해 다른 방향을 보이고 있다.
세아제강은 세아메탈을 떼어낸 뒤 강관업에 더욱 집중하며 시장 장악력을 높여가는 중이다. 반면 현대제철은 강관업 중심이었던 하이스코를 인수한 뒤 강관 투자에 소극적이다. 한때 국내외 강관 시장을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던 양사의 다른 행보에 시장 장악력이 크게 벌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세아제강은 베트남 남부지역에 세번째 강관 공장 건설을 최종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세아제강은 최근 베트남 동나이성에 부지 매입을 완료했으며, 올 3분기 중 연산 7만5000톤급 강관 생산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시장 장악력 확대를 위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세아제강은 최근 매물로 나온 아주베스틸을 눈여겨 보고 있는 중이다. 휴스틸이 유력한 인수자로 꼽히지만 여차하면 아주베스틸까지 인수해 국내 강관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서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갖고 있는 것이다.
다만 지난해 미국 강관사를 인수하고 베트남 공장 건설도 계획하고 있어, 지금 당장 아주베스틸까지 안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렇기에 아주베스틸 인수에도 적극적인 태도는 보이지 않고 관망하는 분위기가 연출된다.
세아제강 관계자는 "베트남 공장 건설 등은 이전부터 고심해 온 부분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라며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차원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주베스틸 인수는 정말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여러 투자건들이 진행되고 있어 실제 인수전에 뛰어들지는 아직도 고민중이다"라고 덧붙였다.
국내외 시장에서 적극적인 투자 방향을 설정한 세아제강과 달리 현대제철은 강관업에 미적지근한 모습이다. 최근 특수강 사업에 뛰어들며 그 분야 사업을 키우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이전 하이스코 시절 야심차게 꿈꿨던 미국 강관업체 인수도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지난 4월말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은 "미국 강관사를 인수하려는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투자설을 일축한 바 있다. 또한 국내에서 이슈되고 있는 아주베스틸 인수에도 전혀 관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무슨 다른 이유가 있어 강관업에 투자를 하지 않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며 "강관이 주력인 세아제강에 비해 현대제철은 사업군이 다양하다 보니 어느 한 곳에 집중해 투자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업계 역시 현대제철이 강관업에 투자하지 못하는 이유를 다양한 사업군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현대하이스코 시절에는 강관업이 주력이다 보니 적극적인 투자를 할 수 있었지만 현대제철이라는 일관제철소 산하에서는 그렇지 못하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강관 시장에서 양사의 영향력은 날로 차이가 나고 있다. 현재 생산능력으로만 놓고 봤을 때 국내 1위 업체는 세아제강이다. 세아제강의 국내 4개 생산거점(포항, 군산, 순천, 창원)을 합한 생산능력은 연산 152만톤이다. 현대제철 강관 생산능력은 연산 약 80만톤으로 국내에서 세아제강 다음이다.
세아제강이 아주베스틸을 인수하면 양사의 생산능력은 더욱 벌어진다. 시장 점유율 1,2위를 다퉜던 예전과 극명하게 차이가 나는 것.
업계 관계자는 "세아제강이 아주베스틸까지 인수한다면 당분간 국내 시장은 세아제강 중심으로 돌아갈 것"이라면 "여러 투자로 부담이 많은 만큼 실제로 인수과정에 뛰어들지는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