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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통 큰' 상생협력에 나선다. 현대기아차가 자동차 부품산업 전반에 걸쳐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놨다. 기존 1차 협력사 위주의 지원에서 벗어나 직접 거래가 없는 2·3차 협력사까지 협력을 확대하기로 한 것. 이를 통해 자동차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현대·기아차는 경영 개선 등 4대 분야에 대한 2·3차 협력사 지원 방안과 1차-2·3차 협력사간 상생협력 관리체계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선순환형 동반성장' 5대 전략을 20일 발표했다.
현대·기아차는 2·3차 협력사에 대해 ▲경영 개선 ▲경쟁력 강화 ▲해외 진출 ▲고용 지원 등 4대 분야를 지원하고, ▲상생협력 관리체계를 강화한다.
특히, 지원 범위를 기존 300곳 이상의 1차 협력사에서 직접 거래가 없는 5000곳 이상의 2·3차 협력사로 대폭 확대한다.
이같은 5대 전략은 현대기아차와 협력사의 상생을 도모할뿐 아니라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에도 본보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현대기아차는 운영 자금 대출 등을 통해 2·3차 협력사의 '경영 개선' 활동에 앞장선다. 신설되는 2·3차사 전용 자금 대출 프로그램은 현대·기아차의 예탁금을 활용해 회사 운영 자금을 저리로 지원한다. 지원 규모는 1000억원이며, 시중 금리 대비 1.5% 우대 금리로 대출이 가능하다.
기존 1차 협력사 지원 규모를 포함해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협력사에 지원하는 총 지원 규모는 73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2·3차 협력사의 '경쟁력 강화'에도 박차를 가한다. 상생협력센터 건립은 물론 맞춤형 R&D 기술 지원, 2차 협력사 전용 교육 포털 운영, 품질기술봉사단 확대에 나선다.
2·3차 협력사의 열악한 교육 인프라 지원을 위해 상생협력센터(가칭)를 건립한다. 연건평 7600평(4층) 규모로 착공 예정이다. 협력사 임직원들의 품질·기술 역량 향상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시행 및 우수 기술 전시회 등이 열리는 핵심 거점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2·3차 협력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R&D, 품질, 기술 등 핵심 역량 제고를 위해 맞춤형 기술 교육 및 세미나 등을 추진한다. 2차 협력사 전용 교육 포털도 운영한다. 현대·기아차의 직무 역량, 자동차 지식, 인문/예술 등 사이버 교육프로그램을 개방하고, 협력사 전용관도 개설해, 협력사 임직원들의 교육 접근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최신 기술 트렌드 공유를 위해 2·3차사에게 선진기술 벤치마킹의 기회를 제공하고, 1차사와의 거래 다변화 지원을 위한 우수기술 전시회 등도 개최한다. 5~7개월 동안 협력사에 상주하며 품질·기술 지도 활동을 펼치는 현행 품질기술봉사단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또 현대기아차는 2·3차 협력사를 글로벌 수출 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해외 진출'도 적극 돕는다.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2·3차 협력사에게 사전 컨설팅, 인허가 코칭 등 체계적으로 해외 진출 노하우를 전수할 계획이다. 2·3차 협력사에게 글로벌 부품업체들과의 거래선 다변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정부 유관기관 등과 연계해 미국, 유럽, 일본 등지에 ‘해외 부품 로드쇼’도 연 2회 정례화 한다.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필수 요소인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한 '고용 지원'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가장 성공적인 동반성장 모델로 평가받고 있는 기존 1·2차 협력사 대상 채용박람회를 2·3차 협력사로 확대한다. 별도의 2·3차 협력사 대상 채용박람회를 안산, 울산 지역에서 내년부터 시범 운영한다.
2012년 처음 시행돼 올해 6회째를 맞은 기존 1·2차 협력사 대상 채용박람회는 협력사가 밀집해 있는 전국 5대 권역으로 세부화해 운영되고 있다. 지역 경제 활성화 및 청년 일자리 창출 등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1차-2·3차 협력사간 상생협력 관리체계 도입
아울러 현대기아차는 1차-2·3차 협력사간 '상생협력 관리체계'를 구축한다. 중견 및 중소기업 간에도 상생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현대기아차는 1차-2·3차 협력사간 동반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상생협력 관리체계도 새롭게 구축한다.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과 연계해 하도급 대금 지급, 원자재가 정상 지급 여부 등 1차 협력사의 상생협력 활동 점검을 실시한다. 이를 기반으로 우수 1차 협력사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상대적으로 미진한 업체는 개선을 유도할 방침이다.
2·3차 협력사에 대한 1차 협력사의 경영 개선, 기술 및 글로벌 진출 지원 등 육성 활동을 평가해 신차 입찰 점수에 반영하는 상생협력 5스타 제도를 신규 도입한다.
현대·기아차와 1·2차 협력사가 함께하는 상생협의체도 신설한다. 협력사의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청취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합리적인 제도 개선 방안을 수립하기 위한 목적이다.
전후방 연관 효과가 막대한 자동차산업의 특성상 현대기아차의 이 같은 동반성장 전략은 완성차-협력사간 상생협력 생태계의 그물망식 활성화로 한국 자동차산업의 새로운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선순환형 동반성장은 1차 협력사뿐만 아니라 2·3차 협력사까지 아우르는 진정한 의미의 동반성장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고민의 결과”라며 “한국 자동차산업이 한 걸음 더 발전하고 국가 경제에도 기여할 수 있는 긍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사회적으로 가장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서도 협력사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2·3차 협력사의 고용 안정, 일자리 창출, 복지 개선, 기초 R&D 역량 제고 등을 지원하기 위한 ‘2·3차사 전용 상생협력기금’(가칭)을 조성한다. 500억원을 신규 출연해 운용할 예정이다.
수혜자인 2·3차 협력사 의견 등을 반영해 실효성 있는 운용 계획 및 방식을 수립할 방침이다. 2·3차사가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에 실질적 지원을 하기 위해서다.
◇ 협력사와 함께 지속성장… 1차사 평균 매출액 15년간 3.7배 증가
현대기아차는 부품협력사의 동반성장이 완성차업체의 경쟁력 원천이라는 철학을 갖고 있다. 협력사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대기아차는 ▲2002년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설립 ▲2006년 전담 조직 (상생협력추진팀) 구성 ▲2008년 공정거래협약 체결 ▲2011년 R&D기술지원단 신설 ▲2012년 협력사 채용박람회 개최 ▲설·추석 등 매 명절 때마다 협력사 대금 조기 지급 ▲청년 일자리 창출과 협력사 우수 인재 확보를 지원하는 ‘고용 디딤돌 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에 앞장서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현대기아차 1차 협력사의 지난해 평균 매출액은 2722억원이다. 이는 2001년 733억원 대비 15년 만에 3.7배가 증가한 것으로 연평균 9.1%의 지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성장과 함께 납품 물량이 증가하고, 품질 경쟁력 향상에 따라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의 수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협력업체 규모는 대기업(중견기업 포함) 숫자는 지난해 137개사로 2001년 46개사 대비 3배 증가했다 이 중 연 매출 5000억원 미만의 중견기업 숫자도 같은 기간 37개사에서 111개사로 3배 늘었다.
이에 따라 중견기업이 전체 1차 협력사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13%에서 지난해 41%까지 늘어났다. 중소기업 협력사 비중은 같은 기간 84%에서 49%로 크게 감소했다.
동반성장의 지속성을 보여주는 평균 거래기간도 국내 중소 제조업 평균인 11년을 3배 가까이 웃도는 30년에 달한다.
또한 10년 이상 거래한 협력사가 97%를 차지하고 있으며, 현대차 설립(1967년) 당시부터 40년 이상 거래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협력사도 47개사에 이른다. 협력사들이 지속적으로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협력사들이 해외시장 동반진출을 통해 품질 경쟁력 확보와 매출 증대라는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왔다. 이를 통해 현대기아차가 해외에 처음 진출할 당시인 1997년 해외 동반진출 1·2차 협력사가 34개사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736개사로 늘어났다.
협력사의 해외거래 금액도 2002년 3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39조1000억원으로 10.3배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