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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의 노사 갈등이 극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휴업, 휴직 등 현대중공업이 추진하려는 인력 구조조정에 노조가 반발하면서다. 현대중공업은 기본급 반납 철회를 담은 제시안을 내놓으며 노조를 달래보지만, 노조는 아랑곳 하지 않고 파업으로 맞서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측이 추진하는 인력 구조조정에 반발, 이날 오후부터 4시간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오늘 뿐만 아니라 이번주 금요일(9월 1일)에도 파업을 계획하고 있다.
금일 파업은 노조 간부만 참여한다. 하지만 내달 1일로 예정된 파업은 규모를 확대해, 전 노조원이 참여토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노조가 파업이라는 강수를 둔 이유는 사측이 휴업, 휴직 등 인력 구조조정을 내달부터 추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노조는 인력 구조조정과 관련된 사항은 합의사항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일감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초 기본급을 삭감하는 대신 일자리 보전을 약속했다. 노조는 이같은 사측의 제안을 반대하며 지금까지 사측과 대치국면을 이어왔다. 노사 양측은 2016년 임단협을 지난해 5월부터 16개월째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일감부족이 당장 눈앞으로 다가오자 사측은 휴직, 휴업 등 인력구조조정 추진 계획을 최근 노조에 전달했다. 현대중공업은 당장 올 하반기부터 5000명의 유휴 인력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현대중공업이 인력 구조조정만 주장한 것은 아니다. 사측은 노조에 인력 구조조정을 전달하며 지난 25일 새로운 제시안도 내놨다.
새로운 제시안의 골자는 기본급 반납 철회다. 여기에다 지난해 성과급 230% 지급, 격려금, 임금체계 개선 등 구체적인 내용도 포함돼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같은 제시안을 바탕으로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노조가 인력 구조조정은 합의사항이라며 반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노조는 사측이 인력 구조조정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향후 주 2회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 경고했다. 휴직의 경우 단체협약상 노조의 동의가 필요해 현대중공업이 일방적으로 진행할 수 없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과 관련해 최소 현대삼호중공업 수준으로 진행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고정연장 수당 폐지에 따른 임금 10만원 인상은 현대삼호중공업 경우와 견줄 수 없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현대삼호중공업은 8시간 근무로 전환할 시 약정임금 30시간 임금을 지급하기로 노조와 합의했다.
노조는 현대중공업이 제시한 성과급 230% 역시 지난해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이 합의한 308%, 304%에 크게 못 미친다고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지금 회사는 순간순간이 최악의 상황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며 "인력 구조조정은 충분히 진행했다. 더이상 구조조정을 언급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