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여건 상황 예의주시, 기준금리 1.25%로 14개월째 동결

  •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뉴데일리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뉴데일리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금도 진행되고 있으며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면밀히 지켜볼 수 밖에 없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1일 서울 세종대로 한국은행 삼성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국은행은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지난해 6월 0.25%포인트를 인하한 뒤 14개월째 사상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무역 보복 여파와 북핵리스크로 인한 리스크가 크다보니 섣불리 금리 인상 카드를 택할 수 없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국내 경제 회복이 빨라질 수 있는 요인들은 분명 존재하지만, 대외적 여건이 좋지 않다보니 금리 동결 기조가 한동안 유지될 전망된다.

금통위 이후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 따르면 국내 경제는 투자가 주춤했으나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소비도 완만하게 회복되면서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판단했다. 

이 총재 역시 "기본적으로 우리 경제 개선세는 지속될 것으로 본다"며 "다만 상황에 따라 큰 영향을 미칠만한 대외리스크가 있어현재로서는 계속 면밀히 지켜볼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경제 회복에 발목을 잡고 있는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이 90% 넘었고 국제적으로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완화적 통화정책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금융 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 1분기와 2분기 가계부채가 각각 전분기 대비 1.2%, 2.1%씩 증가했는데 GDP, GNI를 모두 웃도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부채 증가 속도가 소득 증가 속도 이내를 유지하는 것이 가계부채 억제에 바람직하다"며 "다만 경기 회복세가 견고하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급격히 이를 줄이는 것보다 연착륙 시키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지난 2일 내놓은 부동산 대책으로 인한 시장 침체 가능성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한 달 정도 지난 지금 점검한 결과 투기 과열 지구를 중심으로 주택 가격 상승세가 꺾인 것은 맞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를 걱정할 상황은 결코 아니다"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