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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소형증권사의 M&A 성공리스트에 SK증권에 이어 하이투자증권이 이름을 올렸다.
SK증권은 약 10년 동안 잠재적 매물로 평가 받아온 끝에, 하이투자증권은 2년 동안 M&A시장을 두드려온 끝에 매각 완료를 눈앞에 둔 것으로 중소형 증권사들의 힘겨운 합종연횡 과정을 보여줬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GB금융지주와 하이투자증권 최대주주인 현대미포조선의 주식매매계약(SPA) 체결로 증권업계는 올해 M&A 2호 탄생을 눈앞에 두게 됐다.
이번에 진행되는 하이투자증권 매각은 현대중공업그룹의 자구안, 금융 자회사를 소유할 수 없게 돼 있는 공정거래법 이슈로 지난해 초부터 추진해온 것으로 약 2년 만에 목표를 달성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르면 내년 1분기 중 DGB금융지주의 계열 증권사로 간판을 바꿔 새롭게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하이투자증권의 매각작업은 순탄치 않았다.
조선업 위기로 촉발된 현대중공업의 자구안 도출에 따라 매각 이슈가 처음 제기됐던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하이투자증권의 매각안은 자구안 후순위에 포함돼 있었다.
회사 실적도 개선세를 보였고, 여기에 현대중공업그룹이 하이투자증권에 투입한 금액이 1조1000억원 이상인 상황에서 당초 시장 책정가격인 6000억원 안팎에 매각할 경우 오히려 손실을 키워야 하는 부담까지 안고 있어 매각의 필요성 역시 크지 않았다.
그러나 조선업 장기 불황이 이어지며 현대중공업의 비핵심자산 처분에 다시 속도를 내야 했고, 현대중공업그룹이 지주사 전환에 본격 착수함에 따라 공정거래법상 규제를 피하기 위해 결국 적극적인 세일즈로 방향을 전환했다.
이같은 작업의 일환으로 우선 현대미포조선이 현대로보틱스 지분 매각대금 중 2828억원을 하이투자증권 손상차손으로 인식하며 하이투자증권 장부가액을 기존 7400억원 수준에서 4500억원 수준으로 낮췄다.
내부적으로는 노조의 강력한 반대를 무릅쓰고 리테일 부문 등에서 직원들의 생산성을 강화해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했다.
결국 하이투자증권의 이같은 노력은 중소형 증권사 M&A 시장이 원주인과 시장이 생각하는 희망가격에 큰 간극을 보이는 현상을 극복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SK증권 역시 M&A 성사까지 과정이 쉽지 않았다.
매각 직전까지도 SK㈜가 유일한 금융 계열사인 SK증권을 쉽게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SK증권은 SK의 회사채 발행 등 그룹의 금융 창구역할을 담당해왔고, 최태원 회장 역시 그룹 내 금융업의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7월 SK증권이 매각된 시점은 2015년 8월 SK㈜와 SK C&C의 합병으로 일반지주회사가 금융 자회사를 지배하지 못하도록 한 공정거래법에 따른 매각시한 2년을 거의 채운 다음에서야 M&A가 이뤄졌다.
다만 SK증권의 M&A는 완벽하게 끝나지 않았다.
지난 8월 케이프컨소시엄과 매각 관련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지만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현재로서는 연내 심사완료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가운데 케이프 측은 케이프투자증권과 SK증권의 본격 투트랙 경영체계 가동을 위해, SK측은 완벽한 SK증권 매각 완료 이후 공정위의 시정조치 부담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결과가 나오길 바라고 있다.
한편, 중소형증권사들의 합종연횡은 업계의 대형화 추세속 생존전략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여겨진다.
이에 따라 올해 초부터 중소형증권사들의 매각 작업이 활발히 진행돼 왔고, 증시 활황으로 몸값 역시 고점을 찍고 있는 현재가 매각을 위한 적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SK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의 M&A 완료 이후에 중소형증권사 매물은 LS네트웍스의 자회사 이베스트투자증권이 남아있으며 리딩투자증권, 골든브릿지증권 등도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