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는 유가 때문에 흑자 전환을 기대하기는 힘들다""신조에 대한 것은 검토 단계고 결정된 것이 없다"
  • ▲ 현대상선 유창근 사장.ⓒ현대상선
    ▲ 현대상선 유창근 사장.ⓒ현대상선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이 흑자전환 시기를 내년 3분기로 전망했다. 올해 3분기 국제유가 상승으로 흑자전환에는 실패했으나 자본확충과 선대 경쟁력을 회복해 내년에는 흑자를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유창근 사장은 10일 오전 서울 종로 연지동 현대상선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3분기에 흑자전환을 못한 것은 유감스럽지만 다음 해를 다시 기약하자"며 "4분기는 유가가 상당히 올라간 상태라서 흑자 전환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2015년 1분기 이후 10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올해 3분기 영업손실 295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2303억원)보다 적자 폭이 2008억원 감소했다. 매출은 1조29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1% 증가했다. 현대상선은 자본 확충과 선대 경쟁력 회복이 이뤄지면 내년 3분기 흑자 전환과 오는 2020년 영업이익률 5%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범 현대상선 컨테이너사업총괄(전무)은 "올 3분기 영업이익률이 대폭 개선돼 손익분기점(BEP)에 근접하는 수준인데, 변수는 유가"라며 "운임이 좀 받쳐준다면 중장기 계획을 통해 내년 3분기 흑자 전환을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은 2020년부터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를 기회로 삼겠다고 자신했다. 다만, 유 사장은 "(환경 규제에 맞는) 신조 기회가 주어진다면"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선박 발주 후 인도까지 2년이 걸리는 만큼 내년이 발주 적기임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신조 선박으로 현대상선이 영업력을 갖게 되면 환경규제에 따라 발생하는 여러 비용을 절약하면서 다른 경쟁 업체에 비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해서 대단히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은 현재 6000억원 이상의 자금확보를 목표로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3분기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441%에서 227%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확보된 자금은 선박 및 국내외 터미널 투자자금 확보에 각각 약 2000억원씩 사용될 예정이다. 유 사장도 "법적인 절차 안에서 주어진 권리와 기회를 최대한 살려서 증자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박 발주와 터미널 인수에 대한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유 사장은 "신조에 대한 것은 검토 단계고 결정된 것이 없다"며 "부산 신항 터미널도 여러 가지 방안을 놓고 관련 업체들과 논의해 많은 진척이 있었지만, 이 자리에서 공유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최근 현대상선은 2만2000TEU급 선박 12척을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하고, 부산신항 4터미널 지분인수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회사 측은 "아직 어떤 것도 확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유사장은 임기가 끝나는 내년 3월까지 비용절감과 서비스 품질 향상을 통한 화주 신뢰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연임에 대해서는 "주주와 이사들이 결정할 문제"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