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국내 최초로 백화점 지하에 오픈
  • ▲ 시코르 메이크업쇼. ⓒ신세계백화점
    ▲ 시코르 메이크업쇼. ⓒ신세계백화점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들이 백화점 지하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22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24일 맥을 시작으로 12월 15일 샤넬, 1월 중순엔 아르마니가 지하 1층 파미에스트리트에 새 매장을 연다. 화장품 럭셔리 브랜드들이 백화점 지하에 매장을 내는 것은 국내 최초이다.

    럭셔리 브랜드들이 자리를 옮긴 이유는 ‘시코르’ 때문이다. 지난 5월 강남점 지하 파미에스트리트에 문을 연 화장품 편집매장 시코르는 백화점을 떠났던 2030 여성들을 불러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시코르 강남점이 첫선을 보인 올해 5월부터 11월까지 파미에스트리트 구매 고객 수를 분석한 결과, 20대는 전년 대비 2.5% 늘었고 30대는 6.9%나 올랐다.

    특히 화장품 장르의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강남점의 경우 2016년까지 화장품 장르의 20대 매출 비중이 7.1%에 머물러 있었지만, 올해 5월 시코르 오픈 이후에는 11.8%까지 올랐다. 30대 비중도 26.9%에서 31.4%로 5% 포인트 뛰었다.

    이렇듯 시코르 주변에 2030 젊은 고객의 유입이 크다 보니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의 관심도 증가했다.

    샤넬과 맥은 백화점 1층에 본 매장을 운영하되, 지하 1층에선 젊은 층에 맞는 새로운 콘셉트와 포맷의 매장을 선보인다는 계획을 내놨다.

    샤넬은 시코르의 가장 큰 특징인 ‘메이크업 셀프바’를 도입하기로 했다. 기존 매장처럼 직원이 계속 추천해주는 대신, 고객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제품을 발라보고 테스트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실제로 샤넬은 지하 1층에서의 사업성을 검토하기 위해 시코르 매장 근처에서 팝업 스토어를 진행했다.

    샤넬은 본 매장을 오픈하기 전부터 자투리 공간인 ‘스파이스 매장’을 팝업으로 배치해 영 소비자들의 집객 효과와 사업성을 실제로 확인했다. 샤넬의 기존 타깃층이 30~40대인 반면, 팝업 행사에선 20~30대의 고객이 많이 몰렸다.

    샤넬이 주목한 점은 신규 구매 비중이 높았다는 점이다. 기존에 샤넬을 써본 적 없는 고객들도 부담 없이 팝업 매장에 들러 자유롭게 테스트해 보고 사가는 경우가 많았다.

    샤넬 측은 구매 연령층을 낮추고 다양한 신규 고객들을 사로잡기 위해 이번에 시코르 근처에 새 매장을 오픈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맥이 주목한 건 시코르의 ‘코덕 마케팅’이었다. 코덕은 화장품을 좋아하는 사람을 뜻하는 인터넷 신조어를 뜻한다.

    시코르는 그동안 이사배, 개코 등 SNS에서 핫한 뷰티 블로거를 초청, 메이크업쇼를 진행해 매회 200명 이상 모이는 인기를 나타냈다.

    맥 역시 오픈 전날인 23일부터 프리 오픈 이벤트를 열어 SNS, 유튜브 등에서 인기가 많은 셀럽들을 초청하기로 했다. 연말 홀리데이에 어울리는 퍼스널 메이크업쇼와 디제잉 등 다양한 행사도 준비했다. 

    매년 2~3회에 걸쳐 코덕들을 불러 신제품 프리뷰와 런칭 이벤트도 진행할 계획이다.

    시코르처럼 ‘셀피존’도 만들었다. 직접 다양한 맥 아이코닉 제품들을 테스트해보고 사진을 프레임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이다.

    파미에스트리트 지하 매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한정 제품도 준비했다. 샤넬은 다양한 제품을 구성해 파미에스트리트 한정판으로 판매한다. 맥은 홀리데이 컬렉션을 내놓는다. 파티 등에 어울리는 섀도우, 향수, 립스틱, 브러쉬 키트 등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 가능하다.

    김영섭 신세계백화점 해외잡화담당 상무는 “‘시코르 효과’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백화점 화장품 장르가 시코르를 통해 매출이 늘었다”며 “지하 파미에스트리트에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까지 배치하면서 젊은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을 수 있는 새로운 코스메틱존 생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