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1400조원 돌파… 3년새 363조원 폭증

우리나라 가계 빚이 1400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최근 3년간 증가한 액수는 363조원으로 한 달간 약 10조원씩 가계 빚이 불어난 셈이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가계신용은 1419조1000억원으로 2014년 같은 기간 이후 34.3%(362조7000억원)나 늘었다. 평균적으로는 사흘간 약 1조원, 한 달간 약 10조원씩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5년 이후에는 분기별로 30조원 이상 증가한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무려 46조원이나 폭증해 이전 3년간 증가액 165조2000억원의 2배를 넘어섰다.

가계부채 급증의 배경으로는 정부의 대출규제 완화가 꼽히고 있다. 정부는 2014년 8월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한국은행 역시 그때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세월호와 메르스 사태, 수출 급감 등에 따라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응급조치가 요구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설업 위주로 경기를 지탱하며 부동산 가격 급등 및 가계부채 폭증이라는 부작용이 커지면서, 현재 가계부채는 한국경제의 대표적인 금융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정부의 6.19와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가계 빚 증가 추이는 전년대비 다소 약화된 모습이다. 3분기 가계신용 증가율은 작년 동기대비 9.5%로 2015년 2분기 이래 처음으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올해 연간으로는 8%대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다만 경제 성장률(올해 연 3% 전망)과 물가 상승률(연 2%)을 합한 것보다 높은 수준으로, 향후 가계부채 증가세가 대폭 꺾이긴 어려울 전망이다. 2015년께 분양한 아파트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등 예정된 대출과 함께 최근에는 아파트 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가 집계한 속보치로는 지난달에도 약 10조원 늘었으며, 이런 속도라면 연말에는 1440조원을 넘어서는 것은 물론 내년에도 1500조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사상 최대 규모 가계부채는 금리 인상을 압박하는 주요 요인으로,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가계부채가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지지 않도록 선제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오갔다. 오는 30일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미국 금리 인상과 함께 가계부채 문제가 가장 큰 이유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