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동아에스티 등 글로벌 제약사 실패 겪은 신약개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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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가 개발해 임상 단계에 있는 신약 후보물질 가운데 사상 첫 '글로벌 블록버스터' 품목이 탄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어느 때보다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2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국내시장에서는 연 매출 100억원 이상 품목을 블록버스터로 분류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연 매출 1조원 이상을 블록버스터로 지칭한다.
정부는 지난 9월 2026년까지 1조원대 국산 블록버스터 의약품 5개를 창출하는 '바이오경제 혁신전략 2025'시행을 발표했다. 실제로 한미약품, 종근당, 동아에스티 등 상위 제약사들은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글로벌 임상시험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한 주요 파이프라인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임상진입 및 결과 발표가 이어진다. 특히 2015년 기술수출했던 한미약품 자체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신약들의 성과가 주목된다.
지난해 기술수출 계약 해지 및 수정으로 한때 주가폭락과 함께 불확실성에 대한 의심을 받기도 했던 프로젝트들이 정상화됐기 때문이다. 성공할 경우 투약편의성 등에서 기존의 약물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사노피에 기술 이전한 당뇨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3상은 오는 12월 4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글로벌 임상정보사이트인 클리니컬트라이얼즈는 제2형 당뇨병환자 4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3상 내용을 이같이 업데이트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GLP-1 계열의 당뇨치료제로, 매일 맞던 주사 주기를 주 1회에서 최장 월 1회까지 연장시킨 바이오신약이다.
같은 랩스커버리 기술이 적용된 당뇨·비만치료제 'JNJ-6456511(한미약품 과제명 HM12525A)'은 얀센이 내년 1월 임상 1상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JNJ-64565111은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과 체중 관리를 동시에 돕는 당뇨·비만 바이오 신약 후보물질이다.
증권가에서는 한미약품 파이프라인의 성공가능성과 신약가치에 대해 상향조정하고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경우 임상 3상이 시작되면서 성공확률을 67%로 끌어올렸고 신약가치를 1조 2155억원으로 보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서근희 KB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의 파이프라인 임상 진행이 모두 정상화되면서 마일스톤 유입과 국제 학회에서의 임상결과 발표 등 R&D 모멘텀이 기대된다"며 "새로운 신약가치 및 기술 이전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될 것으로 판단돼 한미약품을 제약업종 내 최선호주로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종근당이 개발 중인 이상지질혈증 신약인 CKD-519는 내년 임상 2a상(전기 임상 2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CKD-519는 CETP(콜레스테롤 에스테르 전달 단백질)저해제다. LDL 콜레스테롤만을 낮추는 기존의 스타틴 계열 약물과 달리 LDL 콜레스테롤은 낮추고 HDL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약물로 과거 다국적 제약사들이 개발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동아에스티의 주요 파이프라인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동아에스티가 개발 중인 당뇨병 치료제 'DA-1241'는 미국 임상 1a상(전기 임상1상)을 완료하고 내년 1분기 임상 1b상(후기 임상1상) 진행이 예상된다.
특히 같은 기전의 약물을 개발하고 있는 글로벌 업체들이 임상중단, 기술수출 해지 등의 악재를 겪었기 때문에 동아에스티가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한다면 경쟁력이 높은 상황이다.
또 파킨슨병 치료제 'DA-9805'는 천연물신약으로 미국에서 임상 1상을 건너뛰고 바로 임상 2상에 진입했다. 미국 FDA는 천연물 원료의 안전성이 입증된 경우, 1상을 면제하고 2상부터 시험을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 성공적으로 임상이 종료되면 파킨슨병의 근본적인 치료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18년은 R&D 투자의 결실을 맺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이 글로벌 허가 등으로 올해 하반기를 주도했다면 내년에는 신약 R&D 업체에게 지위가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