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규 태영건설 대표이사 사장(사진)의 재선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태영건설이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할 당시 6년 만에 복귀해 반등시킨 것은 물론,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작성해 나가면서 전성기를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공시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다음 달 열릴 주주총회에서 이재규 사장 재선임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 사장의 임기는 3월27일까지다.
업계에서는 태영건설 실적 반등의 주역인 이 사장의 재선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가장 뛰어난 실적 성장세를 보인 건설사 중 한 곳을 꼽힌다.
매출 3조2664억원은 전년 2조593억원에 비해 58.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970억원에서 3111억원으로 220% 늘어났다. 특히 순이익의 경우 18억원에서 1232억원으로 크게 뛰었다.
2186가구 규모의 전북 전주시 에코시티, 3566가구 규모의 경남 창원시 유니시티, 1500가구 규모의 경기 광명역세권 복합단지 프로젝트 등이 매출과 이익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
태영건설 측은 "개발사업에 집중해 건설사업 부문 매출과 수익성이 동시에 증대됐다"고 설명했다.
실적 개선의 중심에는 이재규 사장이 있다. 이 사장은 정통 '태영맨'이다. 1982년 태영으로 입사해 2000년 부사장, 2004년 사장을 거쳐 2007~2008년 태영건설 영업·기술 부문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2008~2011년 태영건설 고문으로 일하다 퇴사한 그는 2014년 재선임으로 다시 CEO로 복귀했다.
재선임 당시 태영건설 측은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선택과 집중의 사업구조를 확립하고 철저한 손익관리를 통한 확실한 경영실적 개선을 위해 이재규 사장을 새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뿐만 아니라 이 사장 재선임 이후 태영건설 영업실적은 꾸준한 증가세에 있다.
이 사장을 재선임을 했던 2014년 당시 매출은 1조8750억원으로, 2010년대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으나 이후 2015년 1조8835억원·2016년 2조593억원·2017년 3조2664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영업이익 역시 2014년 182억원에서 지난해 3111억원으로 크게 늘어났으며 순이익은 2014년 575억원 손실에서 1232억원으로 급증했다.
2016년까지만 하더라도 토목 및 건축 매출 비중이 5대 1로 균형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2015년 말부터 강화한 개발사업 중심의 건축수주 확대를 통해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 구성에서 건축 및 자체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71.1%까지 확대됐다.
태영건설은 민관합작 택지조성 사업과 군부대 이전부지 택지조성 사업이라는 특수한 택지개발 모델을 두 축으로 삼아 건설사업 부문을 영위하고 있다.
민관합작 택지조성 사업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택지수용 등 초기 단계에서 부채가 증가하는 등 조성에 따른 비용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최근 확대하고 있는 사업이다. 토지조성은 민간건설·시행사가 사업자금을 조달해 조성하면 이를 민간이 택지로 대납 받는 형태가 되는 것이다.
현재 △경남 양산시 사송지구 2.76㎢ △경기 과천시 지식정보타운 1.3㎢ △대구 북구 도남지구 0.9㎢ △경기 하남시 감일지구 1.7㎢ 등 분양이 임박한 대부분의 지역이 이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태영건설은 사송지구를 포스코건설과 공동으로 조성하는 사업자로 지정됐고, 감일지구, 지식정보타운 등 민관합작 택지조성 사업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또 군부대 이전부지 택지조성 사업의 경우 에코시티, 유니시티를 잇달아 성공시키면서 국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에코시티, 유니시티 등 진행 사업들이 종료되는 2019년 이후에도 도남지구, 지식정보타운 등의 자체사업으로 실적이 지속되며 이후에는 사송지구 등을 통해 2020년 이후에도 실적 성장을 지속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 역시 이재규 사장의 리더십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2014년 재선임 당시 태영건설은 개발사업 강화를 위해 개발본부를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당초 3본부였던 조직은 개편을 통해 4본부 체제로 전환됐다. 신설된 개발본부에는 수주영업실, 기술연구소, 전주창원개발사업단 등이 흡수됐다.
이를 통해 수주고와 보유용지도 크게 늘었다. 2014년 말 2조3192억원 규모의 수주잔고는 2016년 말 3조9182억원으로 68.9%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보유용지는 294억원에서 4783억원 규모로 16배 이상 늘어났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올해는 감일지구·지식정보타운·수원고등 주거환경개선사업·행복도시 6-4생활권 등 4개 프로젝트가 예정됐고, 이들 사업지에서 발생할 주택 자체사업 규모도 약 2조원 수준에 이른다"며 "태영건설의 자체사업은 향후 지속해서 현재와 같거나 더 많은 수준의 사업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실적 규모 역시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2013년 사업영역 확장을 목적으로 추가한 수처리·폐기물에너지·폐기물처리업 등 환경사업도 지난 3년간 연 평균 20% 이상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수처리사업 특성상 재계약률이 높고 꾸준히 실적이 발생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대부분 10~15년 장기 계약 구조로 이뤄져 있어 안정적 캐시 카우 역할이 가능하다"며 "특히 진입장벽이 높은 최종폐기물 처리업체인 '센트로'를 2016년 설립하면서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령인 점과 윤세영 회장의 외아들인 윤석민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나서야 할 때인 점 등이 고려사항이겠지만, 실적을 반등시키고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는 등 태영건설의 암흑기를 전성기로 바꾼 만큼 이재규 사장의 재선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