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하나금융, 자회사 수장 대거 잔류, 안정에 방점지주회장 연임 후 손발 맞춘 기존 멤버들과 시너지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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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주요 금융지주 계열사 수장들의 거취가 정해졌다.

최근 채용비리와 노조갈등, 당국과의 마찰로 금융권이 어수선한 가운데 변동 폭을 최소화하고 조직 안정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를 끝으로 3대 금융지주사 자회사 CEO 인선 작업이 모두 마무리됐다.

지난 연말 일찌감치 자회사 사장단 인사를 마친 KB금융까지 포함해서 살펴보면 계열사 수장들이 대부분 잔류하며 교체 폭이 크지 않았다.

먼저,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둔 계열사 사장 8명 중 6명이 연임에 성공했다.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 이창희 하나자산신탁 사장, 박성호 하나금융티아이 사장, 정경선 하나에프엔아이 사장, 차문현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사장 모두 이달 임기가 끝날 예정이었으나 한 번 더 계열사를 이끌게 됐다.

대신 하나생명과 하나저축은행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주재중 현 하나생명 전무가 하나생명 사장으로 올라섰고, 오화경 전 아주저축은행 사장이 하나저축은행으로 자리를 옮기며 새로운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김정태 회장의 재연임 성공이 이번 자회사 인사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태 회장이 3년 더 하나금융을 이끄는 동안 새로운 인물을 발탁하기 보다는 기존에 손발을 맞춰온 계열사 사장들을 기용하는 편이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채용비리와 노조갈등, 금융당국과의 마찰로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한 만큼, 안정에 최대한 무게를 실어 그룹을 이끄는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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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대적인 세대교체 가능성이 거론됐던 신한금융 역시 조용한 인사를 단행했다.

  • 조용병 회장 취임 이후 신한금융지주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인 신한은행에서도 정기 인사 때마다 세대교체 바람이 불었지만 이번 자회사 인사에서는 공식이 통하지 않았다.

    신한금융은 이달 임기 만료를 앞둔 자회사 CEO 6명 중 무려 5명이 연임에 성공하며 교체 폭을 최소화했다.
    연임이 유력시됐던 이병찬 신한생명 사장을 비롯해 민정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설영오 신한캐피탈 사장, 김영표 신한저축은행장, 이신기 신한아이타스 사장 등 5명 모두 자리를 지키게 됐다.

    업계에서는 신한금융의 이번 계열사 사장단 인사폭이 클 것으로 관측해왔다. 

    한동우 전 회장 체제에서 신임을 받았던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조용병 회장 체제 아래서 변화 가능성이 거론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한금융 측은 이번 인사 코드를 ‘2020 스마트 프로젝트의 성공적 실행’에 맞추고, 작년 한 해 동안 프로젝트를 함께 만든 CEO들의 우수한 경영성과와 조직역량에 따라 연임을 결정지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조용병 회장은 오는 2020년까지 신한금융을 아시아 리딩금융그룹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계열사들과 시너지 내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전열을 흩트리기보다는 기존 멤버들과 힘을 합쳐 성과를 달성하는데 더욱 중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연말 일찌감치 자회사 인선 작업을 끝낸 KB금융도 11개 계열사 중 4곳의 수장만 교체하며 변화를 자제했다.

    당시 국민카드와 생명보험, 저축은행, KB데이터시스템 4곳의 CEO만 바뀌었고 KB증권과 KB신용정보, KB인베스트먼트 등 대부분 계열사 사장들은 임기를 1년 더 보장받았다.

    KB금융 역시 하나금융지주와 마찬가지로 윤종규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고 장기적인 경영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자회사 사장들을 잔류시켰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사 회장들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쇄신을 시도하기 보다는 올해는 기존 체제를 유지하는 쪽에 무게가 실렸다"며 "최근 금융권 분위기가 여러 이슈로 어지럽다보니 새 판을 짜기보다 내부를 안정시키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