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편입신청서 제출 … 3월 중 금융위로 전달3등급 이하 시 보험사 인수 어려워 예외는 있어ABL·동양생명 총 자산 53조 … 생보업계 5위
-
- ▲ ⓒ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이르면 이번주 우리금융그룹에 대한 경영실태평가 결과를 내놓는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 여부의 중대 갈림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평가 결과 3등급 이하를 받으면 원칙적으로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지 못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3등급 이하를 받아도 자본금 증액, 부실자산 정리 등 보완조치에 대한 추가 평가를 통해 금융위가 조건부 승인을 낼 거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우리금융은 보험사 인수를 성사시키면 4대 금융그룹 중 유일한 ‘무보험사’ 타이틀을 벗고 생보업계 5위권으로 도약할 전망이다. 그렇다 해도 동양생명·ABL생명의 신지급여력(K-ICS·킥스) 비율 하락을 감안할 때 추가적인 자본 확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내부통제 평가가 '변수' … 이르면 5월에 결과 나온다우리금융은 지난 1월 15일 금융감독원에 동양생명·ABL생명 자회사 편입 신청서를 제출하고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당초 금융감독원은 2월 중 평가를 완료하고 결과를 통보할 계획이었지만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이 불거지면서 일정이 지연됐다.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르면 이번 주 결과를 발표하고 이달 말 금융위에 평가 등급을 전달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5월 초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 여부가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우리금융은 지난해 8월 동양생명 지분 75.34%(1조2840억원), ABL생명 지분 100%(2654억원)를 각각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계약 조건상 올해 8월까지 모든 인수합병 절차를 완료하지 못하면 인수가의 10%인 1500억원을 중국 다자보험에 몰취당할 수 있다.현재 우리금융의 등급은 2등급이지만 내부통제 미흡에 따른 대규모 금융사고로 인해 3등급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특히 이번 평가부터 내부통제 부문의 평가 비중이 기존 5.3%에서 15%로 대폭 확대됐다. 내부통제(15%)와 리스크 관리(10%)를 합하면 총 25%의 평가 비중을 차지하며 경영관리 적정성(10%) 항목에도 지배구조 평가가 포함돼 있다.이성욱 우리금융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달 7일 열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전체적으로 그룹 이익의 약 90%를 은행에 의존하고 있다”며 “보험사가 인수된다면 단시일 내에 은행 의존도를 80% 수준으로 낮춰서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우리금융, 생보업계 5위권 도약할까 … 지주계 보험사 경쟁 '치열'KB금융은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생명을, 신한금융은 신한라이프와 신한EZ손해보험을, 하나금융은 하나손해보험과 하나생명을 두고 있다. 반면 우리금융은 현재까지 별도의 보험사를 거느리지 않고 있다.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높은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금융사는 KB금융이었다. KB손보와 KB라이프생명은 각각 8395억원, 2694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손보·생보업계 ‘빅5’에 안착했다.신한라이프는 전년 대비 11.9% 증가한 528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디지털 손보사 신한EZ손보는 2023년 78억원, 지난해 174억원의 손실을 각각 냈다.하나금융의 보험 계열사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하나손해보험은 308억원, 하나생명은 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현재 동양생명은 국내 생보사 중 수입보험료 기준 6위, ABL생명은 업계 9위를 차지하고 있고 두 회사의 총 자산 규모는 약 53조원에 달한다.다만 양사 모두 기준금리 인하와 계리 가정 변경의 영향으로 킥스 비율이 하락했다. 동양생명은 전년 대비 38.7%p 떨어진 193.4%, ABL생명은 지난 3분기 기준 152.5%(경과조치 후)를 기록했다.ABL생명의 경우 경과조치를 제거하면 113.1%까지 낮아진다. 양사 모두 지급여력비율이 규제 기준을 간신히 웃도는 수준이어서, 인수 이후 추가적인 자본 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ABL·동양 생명을 인수할 경우 금융지주 간 보험사 경쟁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